‘그래도 뜨거웠던 열흘’ 위기 딛고 일어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더 나은 내년을 기약하며” [2023 BIFF]

함상범 2023. 10. 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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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사진 | 연합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 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올해 인사 파행 등으로 구설이 많았음에도, 비교적 이른 시간에 정비를 잘해 안정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3일 오후 6시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배우 홍경과 고민시의 사회로 폐막식을 진행한다. 폐막작은 닝하오 감독 연출, 유덕화 주연의 ‘영화의 황제’다.

행사가 열리기 전인 지난 5월 유독 잡음이 컸다. 이사장과 운영위원장, 집행위원장, 아시아콘텐츠 필름 마켓 위원 등 수뇌부가 집단 사퇴하는 파행을 겪었다. 올해 영화제가 열리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횡횡했다.

인사 파행 논란은 기업 협찬 삭감, 지자체 예산 삭감으로 이어졌다. 영화제 자부심이라 할 만한 초청작 수도 약 85편 정도 줄었다. 게다가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열리면서 관심도가 분산됐으며, 심지어 참석하기로 한 배우들마저 며칠 전에 불참했다. 호재보단 악재가 많았던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지만, 그래도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이다.

◇불안했던 초반부, 그래도 영화제의 여백을 메운 전 세계 스타들

개막 첫 날인 지난 3일과 4일, 영화의전당과 해운대 일대는 대체로 한산했다. 예산 삭감으로 인한 홍보가 부실한 탓에 행사 분위기가 나는 길거리 조성에는 실패했고, 이벤트도 적었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기라곤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5일을 기점으로 수많은 영화광들이 부산을 찾으며 활기를 되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에 따르면 올해 약 14만 명의 관객이 찾았고, 좌석점유율은 82%로 작년보다 무려 8%p 상승한 수치다.

박은빈. 사진 | 연합


내홍 속에서 출발한 이번 행사가 그래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도운 건 아시아 스타들이라는 평가다.

갑작스럽게 단독 MC를 맡았음에도, 깔끔하게 행사를 이끈 박은빈, 뒤늦게 호스트로 투입돼 해외 스타를 직접 맞이한 송강호, 아시아 최고의 스타로서 그리고 멋진 어른으로서 귀감이 된 주윤발, 오랜 공백기를 딛고 화려한 모습으로 부산을 찾은 판빙빙, 객석까지 내려와 관객들과 뜨거운 소통을 하다못해 뉴진스 ‘하이프보이’까지 추며 특급 서비스를 진행한 송중기까지, 스타들은 부국제의 여백을 가득 메웠다.

아울러 이와이 슌지, 뤽베송, 하마구치 류스케, 닝하오, 스티븐 연, 저스틴 전 등 해외 스타 연출자와 배우들이 부산을 빛나게 만들었다.

◇영화는 줄고 또 다른 중심축 된 OTT

지난해부터 OTT 콘텐츠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올해 영화계가 전반적으로 위기를 겪는 가운데 OTT 콘텐츠가 약진한 모양새였다.

디즈니+ ‘비질란테’ 포스터가 영화의전당 외벽을 장식했고, 넷플릭스가 영화의전당 맞은편인 KNN 1층 건물에 5~8일까지 사랑방을 만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OTT 드라마 시리즈를 상영하는 부문으로 2021년 신설된 ‘온 스크린’엔 티빙 ‘LTNS’, ‘런닝메이트’, ‘운수 오진 날’, 웨이브 ‘거래’, 디즈니+ ‘비질란테’와 인도네시아 작품 ‘시가렛 걸’이 배치됐다.

재작년 첫 신설됐을 때보다 2편이 늘은 셈이다. 이 외에도 ‘독전2’와 ‘발레리나’가 ‘한국영화의 오늘: 스페셜 프리미어’에 초청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1회 국제OTT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 현장. 사진 | 연합


배급사마다 ‘OO의 밤’을 개최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CJ의 밤’만 개최했다. 그것도 자회사인 티빙과 함께 열었다. 오히려 7일 열린 ‘OTT의 밤’에 영화인들의 관심이 더 쏠렸다는 후문도 있다.

일각에서는 ‘부산 OTT축제’라는 말이 정도다. OTT가 확충된 점을 꼭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은 아니지만, 영화계 불황을 체감할 수밖에 없었던 영화제였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김형래 부산국제영화제 홍보실장은 “아무래도 OTT에선 돈이 돌고 있으니까, 더 많은 홍보비를 사용한 것이고, 반대로 영화계는 호흡을 가다듬는 시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초청작이 줄면서 ‘온 스크린’ 섹션도 예년보다 줄었다. OTT에 좌우되는 수준의 행사라고 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 속 안정적인 개최 “폐막과 동시에 내년을 위해 달린다”

내홍 속에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초청작이 너무 적었던 것 등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큰 위기 속에서 행사를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사가 개최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팽배해졌던 상황 치고는 예년과 큰 차이 없게 행사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민자들을 향한 관심을 반영해 신설한 ‘코리안 아메리칸: 코리안 디아스포라’ 특별전이나 인도네시아 영화 특별전 등은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평이다. 또 액터스 하우스를 비롯해 수많은 해외 거장 및 국내 스타들이 참석한 GV를 통해 오프라인이 주는 즐거움을 영화제가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영화제마다 발생하는 영상 및 예매 사고가 없었고, 영화제 내 부정적인 이슈도 없었다. 사무국은 여러 대목에서 영화제 시스템이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BIFF 폐막작 ‘영화의 황제’ 기자회견. 사진 | 연합


이날 ‘영화의 황제’를 폐막작을 공개하고 오후 6시 폐막식을 진행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곧바로 내년을 기약한다. 벌써 내년 개막일을 결정하고, 폐막과 동시에 새로운 준비에 힘을 쏟겠다는 다짐이다.

김 홍보실장은 “불안한 상황 속에서 행사를 잘 치뤘다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 사고도 없었고 전반적으로 관객은 더 늘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더 나은 영화제를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개막일을 벌써 정했다. 폐막과 동시에 개막을 준비하려고 준비 중이다. 내년에도 예산이 더 삭감될 수 있다.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빠르게 고민하고 대응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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