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념 설전…"정율성 공원 막아야" "정치보훈이 정쟁유발"(종합)

[국감초점] 여 "혈세로 정율성 공원 안돼…5년간 보훈정책 편향"
야 "보훈부, 친일파 넣고 뺄 권한 없어…왜 이념 논쟁 끼어드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전민 허고운 기자 = 여야는 13일 국가보훈부 국정감사에서 정율성 역사공원·홍범도 흉상 이전 등을 놓고 '이념논쟁'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에 대해 보훈부 차원의 중단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문재인 정부에서 보훈 정책이 편향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홍범도·여운형 서훈 취소 논란, 흉상 이전, 백선엽 장군 친일 명단 삭제, 이승만 기념관 건립 등을 겨냥해 박민식 보훈부 장관에게 공세를 가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의 보훈부 국정감사에서 정율성 역사공원을 두고 "아직 보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이 많은데, 우리나라를 침공한 국가를 찬양하는 사람에 대해 수십억의 막대한 국민 혈세를 들여 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즉각 중단하고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보훈부가 강력하게 해야 한다"며 "광주시를 잘 설득해 조속히 말도 안 되는, 기가 막히는 일을 중단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배우 이영애의 이승만기념관 기부에 대한 진보 진영의 공격을 두고 "속칭 좌파세력들이 집단적으로 린치하는 수준으로 공격하고 있는데, 결국 그 목적은 기념관을 방해하려는 것"이라며 "이런 분은 국가에서 나서서 적극적으로 보호해 줘야 한다. 공격받고 있는데 그냥 있으면 균형된 보훈이 되겠느냐"고 했다.

윤 의원은 또한 문재인 정부의 보훈 정책을 겨냥해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지켜낸 일등공신이며, 정율성은 북한·중국 공산군과 같이 대한민국에 쳐들어 내려온 사람"이라며 "지난 5년 동안 전부 북한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그것을 보훈부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이승만기념관 건립, 백선엽 장군 친일명단 삭제 등을 겨냥했다.

강훈식 의원은 백선엽 장군 친일명단 삭제에 대해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보훈, 역사에 중요한 분을 기리고 잘 지키자는 것"이라며 "(보훈부가)친일파를 빼고 넣고 하는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독립기념관으로 옮겨지면 누가 봐도 육사에서 쫓겨난 흉상으로 딱지가 붙지 않겠느냐. 보훈부가 흉상 이전에 함부로 동의해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은 "보훈부는 나라를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유공자들의 뜻을 기리고, 예우를 잘하는 게 본연의 업무"라며 "홍범도 장군, 백선엽 장군, 정율성 기념공원까지 이런 이념 논쟁과 갈등에 왜 장관이 나서는지 굉장히 큰 우려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선진보훈으로 가기 위해서는 통합보훈이 핵심 중 하나다. 생각이 다 다르고 역사 해석도 다 다른데, 차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가 통합보훈의 핵심"이라며 "사회적 합의는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틀린 것이라고 해버리면 합의도 안 되고 통합도 안 된다. 그런데 박 장관이 취임한 이후 정치보훈, 정쟁유발이 더 심해졌다"고 비판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