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친팔레스타인 집회 금지…세계 곳곳서 친팔·친이 집회 ‘긴장 고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양측을 지지하거나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 내 친 팔레스타인 집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내무부는 공공질서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프랑스 내 모든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공공질서에 교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친 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해야 한다”며 그러한 시위를 조직할 경우 체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르마냉 장관은 또 유대인회당이나 학교 등 프랑스 내 유대인들이 있는 모든 장소를 보호할 것을 경찰에 촉구하면서 프랑스 땅에서 반유대주의 행위를 저지르는 외국인은 “즉시 추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프랑스 내에서 반유대주의 범죄 행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하마스의 공격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총 100건의 반유대주의 범죄 행위가 보고됐으며, 이 중 24건은 체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은 이 같은 명령을 어기고 집회를 연 단체에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하여 강제 해산시켰다.
프랑스는 유럽 내 최대 규모의 무슬림과 유대인 커뮤니티가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이스라엘과 미국에 이어 유대인 인구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고, 무슬림 인구는 서유럽에서 가장 많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에도 중동 지역의 분쟁은 종종 프랑스 내 긴장감 고조로 이어지곤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중동에서 벌어진) 이념적 모험을 모방이나 투사를 통해 프랑스 내부로 가져오지 말자”면서 “프랑스 정부는 유대인 시민들을 보호할 것이며 증오를 품은 이들에게는 무자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적 분열을 가중시키지 말자”며 “하나로 뭉치자”고 촉구했다.
친 팔레스타인 단체 활동가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며 규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이는 법치주의 하에서 정상적이지 않다”면서 “프랑스에서 우리의 권리대로 자유롭게 시위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더 이상 여기에 자유는 없다”며 “우리는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시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에도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지지 집회가 열리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정부도 반유대주의에 대한 ‘무관용’을 선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자국 내에서 하마스의 상징물을 사용하거나 찬양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면서 이러한 행위가 적발될 경우 누구든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이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지지 목소리가 엇갈리는 미국 뉴욕에서도 폭력과 증오범죄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뉴욕 컬럼비아대는 12일부터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한 이스라엘 학생이 도서관 앞에서 폭행을 당했고, 13일 대규모 팔레스타인 집회가 예정되는 등 긴장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욕 전역에선 경찰의 순찰 및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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