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중동전쟁 땐 기름값 '4배'…이·팔 전쟁, 세계 경제 후유증은?
국지전, 대리전, 전면전 등 확산 정도에 따라 유가 급등
이란 전면전 땐 인플레이션 1.2%p 뛰고 성장률 1%p↓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무력 충돌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분쟁에 더 많은 국가가 참전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경우 세계 경제도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면전을 벌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선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약 20만원)까지 뛰고 세계 경제도 침체를 피하지 못하리란 관측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소탕을 위해 가자지구로의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면서 확전 위험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지구 북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안에 남부로 이동할 것을 통보하고 유엔에도 직원 대피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가자지구에서 지상전이 벌어지면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급증하고 아랍권의 분노가 폭발한다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나 시리아, 나아가 이란의 참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의 주요 석유 공급원이자 해운 통로인 중동에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 세계 경제도 흔들릴 수 있다.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욤키푸르 전쟁)으로 석유 파동이 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초래된게 대표적이다. 글로벌 경제는 가뜩이나 팬데믹 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해 취약해져있는 상태다. 중동 전쟁의 여파는 더 클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시나리오를 3가지로 제시하고 그로 인해 세계 경제가 받을 여파를 전망했다.
먼저 가자지구로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하고 분쟁이 이스라엘 국경 내로 제한될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수 있다. 유가는 배럴당 4달러 오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0.1%p(포인트) 오르고 성장률은 0.1%p 내리는 수준에 그치리란 전망이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후 약 2.3% 오르며 12일 배럴당 86달러에 마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앞선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이번 분쟁 위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제 전망에 중대한 변수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분쟁에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나 시리아군까지 가세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전이 되면 유가는 더 뛸 수 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달러 뛴 94달러에 거래될 수 있다고 봤다. 또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하고 뿔난 민심이 반정부 시위까지 촉발할 경우 '아랍의 봄' 사태가 재연될 수 있으며 유가가 10% 뛰고 인플레이션을 0.2%p 끌어올려 성장률을 0.3%p 갉아먹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이 직접 참전해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이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하산 알하산 연구원은 "이란을 포함해 누구도 하마스와 이스라엘 분쟁이 중동 전면전으로 치닫길 원치 않지만 가능성이 없진 않다"면서 "특히 감정이 고조됐을 때 판단 착오가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 경우 1973년 석유 파동 때처럼 유가가 네 배로 뛰진 않겠지만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 또 이란이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고 금융시장에 극단적 위험 회피 상황이 전개될 공산도 크다. 그 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1.2%p 뛰고 성장률은 1%p 깎이는 등 심각한 경제적 충격파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휘발유 가격이 뛰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수반되면서 경제가 냉각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내년 대선 캠페인에도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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