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정보 … 지금 필요한 인재는 '폴리매스'
요즘 척척박사처럼 똑똑한 사람들을 두고 융합형 인재라고 한다.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서양에선 이 같은 인재를 일컫는 비슷한 용어가 있어 왔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식, 전문성을 가지고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는 그런 사람을 일컫는 폴리매스가 비슷한 용어다.
문화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앞서간 서양의 폴리매스 500인의 발자취를 따라 지식의 역사를 망라한다. 단순히 천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 정신을 발휘해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던 인재들이다.
이 책은 인쇄술 발명, 신대륙 발견, 과학 혁명 시기와 맞아떨어진 지식의 폭발적 성장이 당시 폴리매스와 어떻게 동반 상승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주목한다. 서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분야를 관련지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분야를 뛰어넘어 활약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폴리매스가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 폭넓은 통찰을 보여준다. 흔히 폴리매스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역사는 백과사전 같은 호기심을 가진 이들에게 꼭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다양한 분야에서 팔방미인으로 활약한 재능과 수많은 성과에도 협잡꾼이란 비난을 받기도 한다. 그리스·로마 시대 피타고라스도 이 같은 고초를 겪었다. 소피스트들은 피타고라스보다 더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전 과목을 가르쳤을 뿐 아니라 일부는 자신이 모든 질문에 답을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생각이 좀 다르다. 지식의 반감기가 짧아지고 한번에 모든 것을 배울 수 없고 문제마다 해결책이 달라져야 하는 세상에서 폴리매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과 같이 지식 노동이 분업화된 시대에는 제너럴리스트가 더 필요하다. 라이프니츠가 선언했듯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만능인'이다.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열 명 이상의 몫을 할 수도 있다. 고도 전문화 시대에 그 어느 때보다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지은이는 1937년 영국 런던 출생으로 예수회와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2004년까지 케임브리지대 문화사 교수로 재직했다. 스무 권 넘는 책을 냈고 서른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는 '지식의 사회사 1·2' '지식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하는가' '문화 혼종성' '문화사란 무엇인가' 등이 번역 출간됐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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