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걸그룹은 '저고리 시스터즈' … 그 시절에도 흥 넘쳤네
50년대 이미 美 공연
김시스터즈부터
70년대 바니걸스까지
원조 걸그룹 조명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걸그룹들이 뮤지컬이 돼 무대로 돌아왔다.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에서 '시스터즈(shestars)' 공연을 보고 나오자 마치 타임머신에서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시대를 재현한 공연을 본 후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울릉도 트위스트' 를 부른 이시스터즈의 김희선(개명 전 김명자)을 만났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 서울 수도여고 3학년이었던 김희선은 당시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 회사 '화양'의 오디션에 지원해 우여곡절 끝에 언니, 직장 동료와 함께 합격한다. 감미로운 화음을 만들어내며 300여 곡을 취입했고 그중 누구도 인기를 얻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던 특이한 도입부 가사의 '울릉도 트위스트'가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얻었다. 2012년 걸그룹 '소녀시대'까지 리메이크하는 명곡이 된다.
김희선은 지난달 8일 뮤지컬 '시스터즈'의 공연 뒤 잠시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인사를 했다. 김희선은 "쇼 뮤지컬 시스터즈를 보면서 힘들지만 즐겁게 활동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시스터즈의 명자가 언니, 친구와 함께 트리오를 결성했던 그 당시 장면과 울릉도 트위스트라는 명곡을 받게 된 과정이 너무 생생하게 표현돼서 만족스럽고 뭉클하고 행복했다"며 밝게 웃었다.
박칼린 연출은 실제 이 뮤지컬을 10년 전부터 구상했고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당사자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구했다.
시스터즈 무대는 막이 조금만 올라간 상태에서 디바 6명이 춤추는 다리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블랙핑크 등 지금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K팝 걸그룹이 나오기까지 다양한 '시스터즈'가 있었다는 소재가 이 뮤지컬의 핵심이다. 실제 국내 한류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020년에는 강준만 전 전북대 교수가 '한류의 역사: 김시스터즈에서 BTS까지'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뮤지컬 시스터즈는 그보다 더 앞선 1940년대 조선악극단 여성 단원들이 모인 '저고리 시스터즈' 얘기부터 시작한다.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이 속했던 악극단이다. 이후 이난영은 두 딸과 조카딸을 교육해 세 명을 6·25전쟁통에 시작해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전미 순회 공연을 했던 김시스터즈로 키워낸다. 김시스터즈는 1950년대 미국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다. 뮤지컬은 이난영이 일제시대 군국가요까지 불러야 했던 서글픈 역사부터 그가 두 딸과 조카딸을 어떻게 키워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뮤지컬에서는 김시스터즈가 공연하는 장면을 재현한다. 배우들은 마림바와 관악기, 기타 등을 직접 연주한다. 실제 김시스터즈는 남자 만나지 말기, 닥치는 대로 악기를 배우고 다루기 등 원칙을 세웠다.
1960년대 대세 걸그룹이었던 이시스터즈뿐 아니라 미군부대를 장악한 영상이 지금도 남아 있는 '코리아 키튼즈', 1970년대 꿈을 찾아 나선 바니걸스와 희자매가 재현된다. 흑백사진과 영상 속 인물들이 무대에서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한창때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보통의 뮤지컬 작품이 배역이 고정된 것과 달리 시스터즈는 회차마다 6명의 배우가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한다. 시스터즈 공연은 악단이 무대에 올라와 있다. 10인조 밴드와 함께 그 시절의 느낌 그대로를 부활시키기 위한 무대 장치다. 조명 색도 30~40년 동안의 세월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변화무쌍하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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