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위해 저금’…팬덤 ‘덕질’로 맞붙은 카카오와 토스
금융사, 팬덤 문화를 금융 상품에 접목한 이유는?
임영웅·뉴진스·아이유 등 응원하며 시니어층·Z세대도 유입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토스뱅크가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로 카카오뱅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초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최애적금형 기록서비스'에 이어 토스뱅크가 최근 '덕질 통장'으로 불리는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팬덤 문화를 금융 상품 서비스에 접목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애적금'으로 금융-팬덤 본격 결합
저축과 아이돌 팬덤 문화를 결합한 상품이 등장한 것은 지난 4월 카카오뱅크가 '최애적금형 기록서비스(최애적금)'을 출시하면서부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멜론뮤직어워드에 메인 스폰서에 참여하면서 '모두의 스타상'을 주관하는 등 금융과 팬덤 비즈니스의 접목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왔다.
최애적금을 출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카카오뱅크의 최애적금은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실제로 적금 통장은 아니며, 연 2%의 이자를 지급하는 보통예금 통장이다. 카카오뱅크는 '최애'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저축하는 '덕질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해당 이름을 사용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매거진인 '카카오뱅크 통장이야기'에 따르면, 가수 임영웅의 팬인 A씨의 경우 '라이브 방송을 하면 10만원'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리면 5만원' '시상식에서 상 받으면 5만원' 등 임영웅과 관련된 기록을 남기면서 최애적금을 활용하고 있다. 모은 돈을 다시 '최애'를 위해서 쓴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최애적금은 계좌의 커버 화면을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으로 등록할 수 있고, 본인의 계좌 화면과 기록 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팬덤이라는 키워드는 통장의 목적인 '금리'를 넘어 가입자를 끌어 당겼다. 특히 출시 이후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고, 출시 하루 만에 최애적금에 가입한 고객 수가 7만 명에 달했다.
이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통장 커버 사진과 각자 설정한 규칙을 공유하며 새로운 덕질 문화를 만들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애정 온도'에 따라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팬들의 저축을 응원하기도 했다.
순위 공개해 경쟁 요소 추가…고객 층 넓혀
팬덤과 금융이 만나는 기류에 토스도 올라탔다. 토스의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는 역시 연 2% 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토스의 경우 '팬덤 소통'을 강조했다. 모으기 통장에서 응원하고 싶은 아이돌 그룹이나 연예인을 선택하면 모으기 공간이 생성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저축을 하며 저금 내역을 공유할 수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올린 적요나 타인이 모으기 통장에 업로드한 사진을 함께 볼 수 있게 해 함께 '덕질'을 한다는 느낌을 줬다. 팬들이 모은 금액이 실시간으로 합산되면서 내가 응원하는 연예인의 랭킹이 변한다. 순위를 공개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응원 대상을 위해 경쟁하는 요소를 추가했다.
BTS, 임영웅을 비롯해 뉴진스, DAY6, 엔믹스, 르세라핌, 아이브, 스트레이키즈, 제로베이스원 등 다양한 아티스트를 덕질하는 팬들이 모이면서 저금 금액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1등은 아이유로, 아이유 팬덤이 모은 금액은 1억3000만원에 달한다. 토스는 응원하고 싶은 연예인이 없는 경우에는 '추가 요청하기' 메뉴를 통해 신청할 수 있게 해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금융사가 팬덤 문화를 중심으로 고객층을 확장하는 것이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팬덤의 힘이 검증된 상황에서, 젊은 세대에 익숙한 아이돌 문화를 상품에 접목해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도 팬덤을 이유로 유입될 수 있어 이용자는 긍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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