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정가수’ 사무엘 윤 “언젠가 나를 보여줄 기회 온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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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가수(Kammersaenger)'는 독일어권 성악가에게 붙는 최고 영예의 호칭이다.
뛰어난 성악가에게 왕이 주던 명칭인데, 요즘엔 독일 주 정부 차원에서 수여한다.
베이스 전승현, 연광철, 소프라노 헬렌 권과 함께 궁정가수 명칭을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51)이 국제무대 데뷔 25돌을 맞아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그는 지난해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호칭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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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가수(Kammersaenger)’는 독일어권 성악가에게 붙는 최고 영예의 호칭이다. 뛰어난 성악가에게 왕이 주던 명칭인데, 요즘엔 독일 주 정부 차원에서 수여한다. 한국인 성악가 가운데 지금껏 4명이 이 호칭을 받았다. 베이스 전승현, 연광철, 소프라노 헬렌 권과 함께 궁정가수 명칭을 받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51)이 국제무대 데뷔 25돌을 맞아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공연 주제는 ‘어둠에서 빛으로’. 13일 서울 강남구 공연장 ‘포니정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무엘 윤은 “대학 시절에도, 독일에 유학 가서도 실력을 인정받지 못했고 음악가로서 가능성이 희박했던 시간을 견뎠다”며 “그 고난의 시절을 생각하며 이 제목을 붙였다”고 말했다. 1부는 독일 가곡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부르고, 2부는 오페라 아리아들이다.
그는 이날도 꽁지머리에 턱수염을 기른 채였다. 25년 전 출연한 오페라 ‘메피스토펠레’ 때 했던 분장을 아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았다. 베이스부터 바리톤까지 폭넓은 음역을 소화해 그에겐 ‘베이스 바리톤’이란 타이틀이 붙는다. 오페라는 물론, 가곡을 부를 때도 풍부한 표정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도 다른 성악가들과 다른 점이다.
그는 지난해 독일 쾰른 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호칭을 받았다. 단순히 음악 공적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하는 호칭이다. 그만큼 영예도 크다. 무대에 설 때마다 이름 앞에 궁정가수를 뜻하는 ‘KS’라는 이니셜을 붙인다. 테너 프리츠 분덜리히,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이 호칭을 받았다.
사무엘 윤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계기는 2012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이었다. 원래 주역은 아니었는데, 러시아 태생 바리톤 예브게니 니키틴이 자신의 몸에 나치 문신을 새긴 스캔들로 갑자기 사퇴하게 됐다. 공연 4일 전이었다. 사무엘 윤은 단 한 차례의 리허설만 하고 무대에 주역으로 올랐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참석한 개막공연이었다. 이날의 성공적 공연 이후 승승장구했고, 유럽 각국 오페라 무대에서 공연했다.
그는 쾰른 오페라 극장에서 23년 동안 활동했다. 65살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쾰른 오페라 극장 종신가수였지만 지난해 서울대 교수로 왔다. 그는 “과거엔 빛이 보이지 않았지만 언젠가 분명히 나를 보여줄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며 “젊은 성악가들에게도 인내와 기다림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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