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구조개혁 거듭 강조하는 한은 총재… “선택은 국민과 정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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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 수장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저성장 장기화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구조개혁에 나설 경우 2% 수준의 잠재성장률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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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 수장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저성장 장기화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해서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2%대의 잠재성장률을 이어가기 위해선 노동시장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재정을 통한 단기적인 성장률 끌어올리기에 대해선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은 10∼20년 뒤를 봐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낮아진 출산율과 여성 일자리, 해외 일자리 등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2%로 올라갈지, 더 내려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구조개혁에 나설 경우 2% 수준의 잠재성장률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장 3∼4% 잠재성장률 달성은 어렵겠지만, 미국 같은 큰 나라도 2% 성장하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0%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건 너무 소극적인 견해 같다”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노동시장, 경쟁 촉진, 여성 노동력과 해외 노동자 등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어떻게 하면 0%대 저성장에서 탈출하는지 다 알고 있지만, 사안마다 이해당사자가 달라 못하고 있다”며 “구조개혁을 하면 2%로 올라가는 데 그 선택은 국민과 정치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 총재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직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선 “개인적으로는 우리(경제)가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있다고 생각한다”며 “저출산·고령화가 워낙 심해서 대응해야 하고, 노후빈곤 문제도 있는데 해결하려면 노동·연금·교육을 포함한 여러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7월13일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도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우리나라 경제 순위 추이와 관련한 질문에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조정을 미뤄서 경쟁력이 둔화하고 성장률이 낮아져 경제(규모) 순위가 떨어지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 11일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선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가 새로운 체제가 되는 가운데 한국은 내부 요인에 따른 저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재정을 통한 경제성장률 끌어올리기에 대해선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저성장이니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데 단기적인 성장률은 재정을 풀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재정을 통해서 성장률을 올리려고 하면 부작용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을 무조건 긴축하자는 입장은 아니지만,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풀면 그것 또한 문제”라며 “우리 경제 성장의 문제는 구조적인 문제이지 재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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