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교육부 2028 대입 시안은 수험생 부담 가중하는 개편안” [오늘의 정책 이슈]

송민섭 2023. 10. 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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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고교교육 정상화를 도외시하고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하는 개편안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시안은) 입시의 공정성 기능에만 치우친 나머지 고교학점제 시행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고교교육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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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고교교육 정상화를 도외시하고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하는 개편안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의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혹평했다. 조 교육감은 13일 서울시교육청 명의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대입 개편 시안 유감이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선택과목 폐지, 9등급제인 고교 내신의 5등급제 변경은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시안은 지나치게 현상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둔 것”이라며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대학입시만을 바라보는 경쟁교육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뉴스1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고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가 학생 적성과 소질에 따른 역량을 키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시안은) 입시의 공정성 기능에만 치우친 나머지 고교학점제 시행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고교교육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고교내신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병기하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진로 적성과 무관하게 내신에 유리한 다인수 과목(수강생이 많은 선택과목일수록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음)에 몰리게 할 수 있다. 아울러 수능에서 절대평가 영역이 늘지 않아 수능의 학교교육 영향력이 지속돼 문제풀이 중심의 현행 고교교육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교육청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시안대로라면 수험생들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입장문은 “모든 학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고, 두 과목이 9등급 변별 기제로 활용될 경우 준비 부담은 더욱 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육부가 국가교육위원회에 선택과목으로 신설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제안한 심화수학(미적분Ⅱ, 기하)이 도입될 경우 “수학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영어·한국사 외 모든 영역의 절대평가화 △고교서열화 해소를 전제로 한 내신 절대평가 도입 △수시·정시 통합 후 12월 이후 대입 전형 실시 △수능 심화수학 폐지 등을 제안했다.
이는 조희연 교육감이 협의회장으로 있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부가 시안을 공개한 지난 10일 제안한 2028학년도 대입 개선 방안과 궤를 같이 한다. 당시 교육감협의회는 △수능의 절대평가 전환 △수시와 정시 전형의 통합 운영 △학생부 반영 비율 확대 등을 제시했다.

당시 협의회는 개편안 제안 이유로 고교교육의 비정상적 운영, 과다한 입시경쟁에 따른 사교육·재수생 유발 문제 등을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당시 협의회장으로서 “그간 거듭된 대입 개편안이 공교육을 살리는 방안으로서 미흡했던 점을 고려해 이번 개선 방안은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며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감협의회) 개선방안을 적극 수용해 2028 대입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조 교육감 입장이 전폭 반영됐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입장문에서 시교육청은 “대입제도를 바꿀 때마다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변화의 한계를 절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교육개혁의 핵심 중 하나인 대입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서열만 있고 대학별 특성과 미래가치가 사라진 현 대학체제의 개혁도 함께 추진하기를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송민섭 선임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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