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오스 언제 바꿀지 몰랐다” 토론토 콩가루 구단인가…日486억원 파이어볼러 ‘미스터리 구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는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 몰랐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크 샤피로 사장도 로스 앳킨스 단장의 말과 다르지 않았다. 샤피로 사장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시즌 결산 기자회견서 지난 5일 2023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결정 2차전 선발투수 호세 베리오스의 교체를 두고 위와 같이 얘기했다.
베리오스는 그날 3회까지 미네소타 타선을 1점도 주지 않고 꽁꽁 묶었다. 3안타를 맞았으나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이라 선발투수의 빠른 교체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날 베리오스 교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 절대 다수였다.
0-0이던 4회초 선두타자 루이스 로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좌타자 맥스 케플러 타석에 돌연 좌완 기쿠치 유세이를 넣었다. 기쿠치가 이번 시리즈에 롱릴리프로 대기 중이긴 했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기쿠치가 올라오자마자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실점했고, 고스란히 토론토의 패배와 시즌 마감으로 귀결됐다.
이러니 현지 언론들이 분통을 터트린 건 당연했다. 디 어슬레틱은 존 슈나이더 감독의 코멘트를 바탕으로 해당 교체가 슈나이더 감독의 결정이 아닌 프런트의 결정이라고 못 박았다. “토론토 경영진은 슈나이더 감독이 혼자서 행동하는 건 하늘이 금지한다”라고 했다.
논란이 되자 로스 앳킨스 단장은 지난 8일 시즌 결산 기자회견서 프런트의 교체가 아니었다고 즉각 부인했다. 오히려 슈나이더 감독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전문가 그룹이 있다고 했고, 그 미팅에 자신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닷새가 흐른 13일, 샤피로 사장 역시 앳킨스 단장의 발언을 반복했다. 샤피로 사장은 디 어슬레틱에 “경기 계획은 알고 있었다. 후반에 더 나은 매치업을 위해 기쿠치를 불러들이고 좌타자들을 빼는 것이 목표라는 걸 알았다. 실제 효과가 있었지만 그것이 언제 일어날지 몰랐다. 슈나이더 감독이 마운드로 걸어가는 것과 동시에 알았다”라고 했다.
샤피로 사장은 사태 봉합에 집중했다. 디 어슬레틱은 “앳킨스가 조직적 결정을 내리지 않은 건 적어도 팀의 핵심 의사결정자 두 명(슈나이더 감독과 앳킨스 단장) 사이에 어색함을 느끼게 했지만 샤피로 사장은 두 사람 사이에 불편한 감정은 없었다고 본다”라고 했다. 샤피로 사장은 “지난 며칠 동안 그들과 충분히 대회를 나눠서 어색함은 없었다”라고 했다.
샤피로 사장은 이날 앳킨스 단장을 신임했다. 2024시즌도 앳킨스 단장과 슈나이더 감독 체제가 이어진다. 샤피로 사장은 “우리는 선수들과 좀 더 명확하고 투명하게, 그 과정이 무엇인지 더 잘 소통해야 한다. 중요한 건 결정은 우리 스태프와 슈나이더에게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베리오스 교체 및 기쿠치 투입의 배경은 일종의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어느 한 쪽이 거짓말을 했다는 합리적 의심도 가능하다. 이게 시즌의 마지막 경기에 나왔다는 게 비극이다. 이쯤 되면 콩가루 구단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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