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나붙은 '팔레스타인 지지' 대자보…대학생들 '갑론을박'

김지성 기자, 이지현 기자 2023. 10. 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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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대학생들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명지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대학교 캠퍼스에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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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대학생들 사이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명지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한국외대, 홍익대 등 대학교 캠퍼스에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를 게시한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대적으로 학살·추방하는 인종청소를 통해 1948년 건국됐고 그 후 인종차별적 인종 분리 정책을 고수해 왔다"며 "이런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라고 썼다.

이어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 하마스의 공격은 최근 더 심화하던 이스라엘의 만행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며 "이스라엘은 미국을 등에 업고 팔레스타인을 포함한 중동 대중을 짓밟았다. 이스라엘은 잔혹한 서방 제국주의의 경비견"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의 대자보가 붙자 대학생들은 전쟁의 책임 소재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선제 공격으로 전쟁을 야기하고 민간인을 학살한 하마스의 책임이라는 의견과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억압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을 만들었다는 의견이 부딪힌다.

이날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만난 정치외교학과 학생 윤모씨(25)는 "대자보 내용이 대학가 전반의 여론에 비해 많이 급진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역사가 깊고 선악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지만 팔레스타인이 자행한 공습은 국제법적으로 범죄"라고 말했다.

연세대 재학 중인 최모씨(22)는 "국제 사회에서 전쟁은 선제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한쪽 의견이 무조건 맞지 않은 상황이지만 맥락을 보더라도 무력을 이용한 것은 (하마스의) 잘못"이라고 했다.

반면 중앙대 정치국제학과에 재학 중인 이모씨(26)는 "하마스가 먼저 공격해 1차 책임이 있고 민간인 학살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근본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억압이 문제였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차별하는 문제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장모씨(24)는 "전쟁의 책임이 이스라엘 정부에 있다는 의견과 그럼에도 잔혹한 공격은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완전한 희생양'이라는 생각은 흑백논리 같다"며 "대자보, 커뮤니티 등에서 정치적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어 한 편을 지지하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자연대와 국내 이슬람 단체인 '한국의 이슬람'(Kore de Islam)은 지난 11일 서울 도심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중단을 촉구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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