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만난 여성 스토킹…거절당하자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男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사찰에서 만난 여성을 스토킹하다 구애를 거절당하자,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사찰에서 만난 여성을 스토킹하다 구애를 거절당하자,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반정모 재판장)는 13일 살인·재물손괴·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0년 부착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 위치한 학림사에서 일하던 6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찰에서 만난 B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며 약 한 달간 찾아가 말을 걸었다. A씨의 스토킹 정도가 심해지자 사찰 차원에서 A씨에게 "B씨에 대한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B씨가 "찾아오지 말라"며 완강한 거절의사를 드러냈고 이에 격분한 A씨는 홍두깨로 B씨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치고 흉기로 복부를 찔러 그를 살해했다.

A씨는 법정에서 "피해자를 죽인 것은 맞지만 스토킹은 하지 않았다"며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했다.

사찰에서 만난 여성을 스토킹하다 구애를 거절당하자,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동기가 된 스토킹 혐의를 부인하면서 범죄를 미화하려 시도했다"며 "고인이 된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며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살인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생명을 침해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인 만큼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B씨의 유족 측은 "형량이 충분하지 않다"며 항소했다.

유족 측은 "범행 전 A씨에게 여러 차례 '학림사에 오지 말라'고 직접 이야기했는데 '자기가 어떻게 해서든 보복하겠다. 다 칼로 찔러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며 "보복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라 더 높은 형을 받아야 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