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 규제로 늘어난 회색고래, 기후변화로 또 다시 감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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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환경 변화로 회색고래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슈아 스튜어트 미국 오리건주립대 해양포유류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북극해 환경이 달라지면서 북태평양 회색고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환경이 개선되면 회색고래 개체 수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며 "기후 위기가 지속되지 않도록 인간이 더욱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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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의 환경 변화로 회색고래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슈아 스튜어트 미국 오리건주립대 해양포유류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북극해 환경이 달라지면서 북태평양 회색고래 개체 수가 크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3일 발표했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회색고래가 지속적으로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총 세 차례 발생했다. 각 폐사 기간은 수년간 이어졌는데 그때마다 개체 수가 최대 25%까지 감소했다.
회색고래는 50~60년을 사는 수명이 긴 편에 속하는 동물이며 하루 최대 100km를 이동할 정도로 이동량이 많다. 현재 약 1만 4500마리가 존재하며 매년 태평양 연안을 따라 1만 2000마일(약 1만 9312km) 이상 이동한다. 겨울에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 해안으로 이동하고, 여름에는 북극으로 이동한다. 계속 이동하는 생활을 하는 장수 동물조차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회색고래 개체 수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남서수산과학센터에 의해 1960년대부터 집계되고 있다. 현재 존재하는 가장 큰 규모의 고래 개체 수 데이터로, 고래와 그들이 사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장기 데이터가 되고 있다.
한때 회색고래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할 위기에 놓였지만 고래잡이를 금지하는 국제사회의 포경규제로 인해 빠르게 개체 수를 회복했다. 이는 자연보호의 성공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부터 태평양 연안에서 회색고래 사체들이 다시 발견되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회색고래 개체 수 장기 데이터와 북극 환경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회색고래 먹이인 해저 갑각류의 양이 연관을 보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고래 개체 수 감소는 먹이 접근성 저하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폐사 사건은 해빙(바닷물이 얼어 생긴 얼음)의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기후 변화로 해빙이 녹으면서 규모가 줄어들면서 고래 폐사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회색고래가 좋아하는 칼로리가 풍부한 해저 갑각류는 바다를 덮고 있는 해빙의 영향을 받는다. 해빙이 바다 덮개 역할을 하면 해저 갑각류의 먹이가 되는 조류가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게 된다. 해저 갑각류가 사는 환경에 그들의 먹이가 풍부해지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반대로 해빙이 녹으면 해저로 가라앉는 조류가 줄어든다. 이는 곧 해저 갑각류 개체 수 감소, 더 나아가 회색고래 개체 수가 줄어드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회색고래 개체 수 유지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았다. 단 회색고래는 수십만 년간 멸종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환경에 적응해왔다는 점에서 쉽게 멸종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1980년대와 90년대 발생한 두 차례의 회색고래 폐사 사건에서도 회색고래는 수년간 빠르게 개체 수가 다시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환경이 개선되면 회색고래 개체 수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며 "기후 위기가 지속되지 않도록 인간이 더욱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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