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으로 어떻게 살아요” N잡 뛰는 직장인들 늘어난다

2023. 10. 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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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8명 “N잡러는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들”
N잡 하는 궁극적 목표는 ‘생계/생존’



사회생활 3년차 직장인 A씨는 작년부터 시작한 부업으로 쏠쏠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타로카드를 배워 온라인 타로 상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 타로 교육을 받기 위해 6개월 과정의 수강료는 아직 회수를 못했다"면서 "그래도 하루 한 두 팀 정도 상담을 하는데, 수입도 수입이지만 만족도도 꽤나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가올 연말연초에 수익을 올려 내년에는 사주명리학 공부를 해 볼 생각이라고 귀뜸했다. 

IT기업에서 그래픽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B씨 역시 올초부터 부업을 하고 있다. 최근 전문가들을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에 등록해 디자인, 일러스트 일감을 받아 부업 중인 B씨는 "주변 동료들이 하는 걸 보고 시작했다"며 "사실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수입도 괜찮은 편"이라며 부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A씨나 B씨 처럼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N잡’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19~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업 가치관 및 N잡러(슬래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직장인 중에서 현재 본업 외에 ‘N잡’으로 추가 소득을 얻고 있다는 응답이 39.2%로 평가된 가운데 N잡러(슬래셔)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난 점(75.2%)이 주목할 만한 결과였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가 N잡러를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거나(90.1%, 동의율), 불안정한 미래를 위해 미리미리 대비하는 사람(82.3%) 등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체로 다수의 직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쌓는 것이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일(81.5%, 동의율)이고, N잡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재능이 많다는 뜻(70.2%)이라고 응답하는 등 N잡러를 자기 계발 니즈가 높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바라봤다. 



직장인들이 N잡을 하는 이유는 단연 추가 수입으로 여유 자금을 마련하거나(45.9%, 중복응답), 젊었을 때 남들보다 한 푼이라도 더 모으고(27.0%),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25.8%) 등 경제적 이유가 컸다. 

응답자의 86.2%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려면 부수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답했으며, 경제 상황이 여유롭다면 굳이 N잡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66.7%나 됐다.

직장인 65%, N잡러 피할 수 없는 흐름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10명 중 8명(81.2%)이 향후 N잡러와 같은 직업 형태가 지금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N잡러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65.2%, 동의율)이라는 인식도 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을 예상하는 이유로는 ‘평생직장’ 개념이 흐려지고 있다(58.9%, 중복응답)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만족할 만큼의 월급을 받을 수 없는 사회가 되고 있고(52.6%),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52.1%)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76.2%가 본업 외에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N잡이 보편적인 시대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아지면서 이에 대한 직장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직장 내에서 N잡러들의 부업을 허용해 주는 분위기가 생길 것 같다(49.0%, 동의율)는 예상이 적지 않은 가운데, N잡러가 확산된다면 본업 외에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커질 것 같다는 응답이 75.9%에 달한 결과를 보인 것이다. 

10명 중 8명, “경력은 언제든 변할 수 있어”…55.5% 다양한 경로의 대안을 생각 중
이러한 변화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직무 경험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응답자 10명 중 8명(79.4%)이 경력(이력)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하는 가운데 최대한 다양한 직무 및 업무 경험을 쌓고 싶고(65.3%, 동의율), 하나의 직업만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경로의 대안을 생각 중(55.5%)인 직장인이 절반을 넘었다. 

여기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하다(90.9%, 동의율)고 응답해 개인의 역량과 능력을 쌓는 것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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