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 강제추행' 前 성신여대 교수 징역 3년 법정구속

술 취한 제자 개인 서재로 데려가 성추행
法 "아버지처럼 따르는 신분 관계 이용"
"피고인, 오히려 피해자들 거짓말했다 진술"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평소 자신을 따르던 지도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반정모)는 13일 오전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피감독자간음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성신여대 사학과 교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월께 대학 학회 소속 학생 B씨와 술을 마신 뒤, 만취한 B씨를 개인 서재로 데려가 입맞춤을 하는 등 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특히 B씨는 피해를 당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일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을까" "교수님이 자꾸 키스하려고 하는 게 너무 싫다. 차라리 죽고 싶다"라는 내용의 글을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학원 합격에 탈락한 또 다른 피해자를 위로하는 술자리를 가진 뒤, 개인 서재로 데려가 성추행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17년 1월부터 3월까지 자신이 관리하는 대학 제자들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아무런 이성적 애정이나 호감을 표시한 적이 없이 수년 동안 학회 지도 교수와 학생의 관계로만 지내오던 20대 대학생 피해자가 30세 연상의 유부남 지도교수 A씨와 처음으로 술자리를 가진 후, 성적인 접촉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는 제자인 피해자들이 평소 자신을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르는 신분 관계 및 심리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며 "그 범행 횟수와 반복성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또 "A씨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변명하는 등 책임을 회피했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진술하는 등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차원을 넘어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해왔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다른 학과 소속 피해자에 대한 피감독자 간음 혐의에 대해서는 "A씨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구체적인 불이익을 암시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숨겨오다, 한 피해자가 2018년 3월께 학교 소속 성윤리 위원회에 신고하며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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