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약 고지혈증약에 위장약...현대약품 이어 3개월만

대원제약 위탁생산 로수탄젯 위장약 담겨
일선 약사가 발견하고 식약처에 신고
올해 7월 현대약품 약 포장 실수 3개월 만에 똑같은 실수
“식약처 사태 엄중히 보고 있다”

19일 대원제약 충북 진천공장에서 종합감기약 콜대원 키즈가 생산공정에서 포장되고 있다./대원제약

대원제약이 위탁생산하는 고지혈증약에 엉뚱한 위장약이 들어있는 것을 일선 약사가 발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했다. 대원제약은 올해 초 어린이 감기약 품질 관리 문제로 식약처로부터 징계를 받았는데 또다시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식약처는 같은 실수가 반복됐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다.

13일 식약처 등에 따르면 대원제약이 경기도 화성 향남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동국제약 고지혈증약 로수탄젯정에 위장약이 포함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식약처가 해당 제품들을 회수하고 조사에 나섰다.

로수탄젯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하루 한 번 이 약을 먹는다. 이번에 약국에서 신고한 제품은 한 박스에 15알씩 2판, 총 30일분이 들어있는데, 15일분이 한 판에 위산을 억제하는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위장약이 들어있었다고 한다.

고지혈증은 혈관에 지방이 쌓인 상태로, 동맥경화나 심근경색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고위험 환자들의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 위해 이 약을 처방한다. 위험수위의 고지혈증 환자가 대원제약이 제조한 로수탄젯 약을 장기간 먹었다면, 위산 억제에 따른 소화 불량은 물론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원제약은 올해 5월 시중에 유통된 어린이 시럽 감기약이 제대로 섞이지 않는 ‘상 분리’ 현상이 나타나 식약처로부터 ‘자발적 회수’ 권고와 제조·판매 정지 처분을 받았다. 업계는 대원제약이 이번 사태로 3개월 이상 제조 업무 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제약 ‘로수탄젯정’./동국제약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대원제약의 향남공장에서는 대원제약 ‘크로우젯정’, 삼천당제약 ‘로제로우정’, 안국약품 ‘슈바셋정’ 등 고지혈증 치료제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다른 약에서도 같은 사고가 확인된다면 징계 수위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최근 국내 유통되는 의약품에서 품질과 관련한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다. 올해 7월에는 현대약품이 탈모 치료제 약통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를 넣어 유통해 물의를 빚었다. 다만 이 사안은 단순 사고로 파악하고, 중징계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제조 과정에서 후진적인 실수가 반복되면, 제약업계는 물론이고 보건당국의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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