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통해 나이 듦의 가치를 배워요”…돌봄의 현장 이야기 가득 담은 <보살핌의 발견> 출간
“우리가 돌보는 환자는 조만간 치매가 진행되어 죽음을 맞이한다는 미래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의 어찌할 바 모르는 일상의 나날과 부조리의 현장에 요양보호사가 다가가 곁에서 그 고통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괴로워하고 무력함을 맛보면서도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 정성껏 돌봄을 제공한다. 그리고, 서로가 변해가는 것을 경험한다. 여기에 돌봄의 즐거움이 있다”
최근 출판된 <보살핌의 발견>(쿰란출판사·사사키 호노오 지음, 최영수 옮김)의 한 구절이다. 저자 사사키는 일본의 돌봄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를 통해 돌봄의 가치, 보살핌의 가치를 제시한다. 일본의 ‘개호복지사(介護福祉士,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저자 사사키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홋토스페이스나카하라(ホッとスペ-ス中原)’의 대표로 일하면서 치매환자 등 많은 사람을 돌보고 있다.
치매 증상은 망가지는 가는 게 아니라, 본래의 자신을 되찾는 과정
많은 치매 환자를 돌봐온 저자는 “치매로 인해 생겨나는 많은 증상은 인간으로서 망가져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가두어 온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본래의 자신을 되찾는 가치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요양보호사는 치매 환자의 합리적이지 못한 언동에 혼란을 겪고 만신창이가 되는 때도 있지만, 관점을 바꾸면 치매 환자들은 일상의 불편함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인간적인 성장을 하며 계속해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덧붙인다.
이 책은 ‘고난 속에서 발견하는 것’, ‘함께하는 사람과의 유대관계’, ‘약함의 끝자락에 보이는 희망’ 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치매 환자, 지적장애인, 암 환자 등 돌봄을 받는 사람과 그 가족은 물론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세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돌봄을 통해 배려와 공감을 느끼고, 이웃사랑을 배워
사사키는 “돌봄은 사회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돌봄 속에서 사회 문제나 왜곡이 드러나고, 돌봄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되어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돌봄을 통해 배려와 공감을 느끼고, 이웃사랑을 배운다”고 돌봄의 가치를 설명한다.
저자 사사키는 ‘한국 독자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일본은 현재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고령자 비율은 2022년 기준 29.1%, 노화로 인한 장애 비율은 8%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한국보다 한발 앞서 초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에서는 간호나 돌봄의 어려움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책에 담긴 간호와 돌봄의 이야기는 미래 한국의 간호와 돌봄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책을 번역한 최영수 교수(우송정보대)는 “이 책은 내가 돌봄을 받게 됐을 때 자신의 나이 듦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인간성을 잃지 않은 채 마지막을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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