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원영은 연습중독자" 라이언전이 밝힌 아이브 앨범 작업기(인터뷰①)
13일 발매된 그룹 아이브(IVE·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의 미니앨범 ‘아이브 마인’(I’VE MINE) 음악 작업을 책임진 프로듀서 라이언전(Ryan Jhun, 본명 전세원)의 말이다.
라이언전은 ‘아이브 마인’에 수록된 6곡의 곡 작업에 모두 관여하며 작사, 작곡, 편곡 능력을 자랑했다. ‘믿고 듣는’ 검증된 조합이다. 라이언전은 아이브와 데뷔 때부터 지속적인 협업을 이어왔다. ‘일레븐’(ELEVEN), ‘러브 다이브’(LOVE DIVE), ‘애프터 라이브’(After LIKE), ‘아이 엠’(I AM) 등 음원차트 정상을 수놓았던 히트곡들이 모두 라이언전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라이언전과 아이브가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곡들이 글로벌 K팝 팬들의 귀와 마음에 닿았다. 공개 직후부터 ‘배디’(BADDIE), ‘이더 웨이’(Either way),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등 트리플 타이틀곡을 포함한 수록곡 전곡을 향한 반응이 뜨겁다. 라이언전은 이날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주신 서현주 부사장님과 최상미 부장님을 비롯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 관계자분들, 그리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녹음 작업에 임해준 아이브 멤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 데뷔한 아이브는 히트 행진을 거듭하며 ‘톱 걸그룹’으로 성장했다. 아이브의 새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 위한 프로듀서들의 경쟁 열기가 후끈했던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스타쉽은 약 2000곡의 데모곡 중 아이브의 신보에 담을 단 6곡을 엄선했다. 라이언전은 “저도 데모곡을 100개 정도 보냈다”고 웃으면서 “아이브와 오랜 시간 호흡한 삼촌의 마음으로 정성껏 만든 음악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 기쁘고 뿌듯했다”고 했다.
아이브와 데뷔 때부터 협업을 맞춘 데다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한 곡을 발표할 때마다 차트를 뒤흔들었다 보니 부담감도 있었단다. 라이언전은 “음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고민이 엄청 컸다. 밤잠을 설쳤을 정도”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MZ 세대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새롭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가 저의 10대 시절인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바이브와 이야기를 장르적으로 풀어내보자는 것이었다”며 “최근 들어 ‘레트로’라는 키워드로 통용되는 그 시절 음악이 ‘근본’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도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했다.
“아이브 정규 1집 선공개곡이자 더블 타이틀곡이었던 ‘키치’(Kitsch)도 비슷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곡이었어요. ‘키치’가 프로토타입이었다면, 이번 앨범에 담은 곡들은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죠.”
아이브의 음악적 정체성이 명확하게 드러내도록 하는 작업도 중요시했다. 라이언전은 “이전 발표곡들로 아이브의 아이덴티티를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이번엔 확실하게 형성된 아이브의 아이덴티티와 소울을 보여주는 데 힘 썼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열린 아이브 콘서트를 관람하러 갔을 때 부제가 내가 가진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인 ‘쇼 왓 아이 해브’(SHOW WHAT I HAVE)인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또 한 번 기가 막히게 딱딱 맞아떨어지는구나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웃었다.
녹음 당시 분위기는 어땠을까. 라이언전은 멤버들과의 작업 에피소드를 묻자 가장 먼저 장원영을 극찬했다. 그는 “노력파도 이런 노력파가 없다. 목소리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녹음 시작 20분 전에 미리 도착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면서 감탄했다. 우스갯소리로 장원영에게 ‘연습 중독자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록곡 ‘OTT’ 가사도 정말 열심히 써줬다”며 “앞으로는 작곡에도 욕심을 내보겠다고 하더라. 이젠 아티스트 장원영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뒤이어 리즈에 대해선 “흡수력과 이해도가 너무 좋고 녹음에 임하는 자세도 좋아서 함께 일하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며 “목소리의 깊이도 생겼다”고 했다. 레이에 대해선 “녹음할 때 ‘밀당’을 잘 한다. 애간장을 태우면서 긴장하게 만들다가 결국엔 할 거 다 해준다”고 웃으며 “가슴을 후벼파면서 심금을 울리게 하는 소리를 내는 친구다. ‘이더웨이’에서 그 매력이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10년, 20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아이브뿐만 아니라 라이언전은 인터뷰 말미에 이 같은 말도 꺼냈다. 그러면서 라이언전은 “요즘 들어 기본, 클래식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패스트푸드처럼 만들어진 자극적인 음악은 빨리 싫증나기 마련”이라며 “아이브 앨범에 담은 곡들도 그런 철학을 바탕으로 작업했으니 귀뿐만 아니라 마음으로도 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음악의 깊이감과 대중의 니즈를 모두 잡은 곡들을 작업해나가며 ‘아이돌 음악은 팬덤만 소비하는 음악’이라는 편견을 깨는 프로듀서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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