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 잔류로 '어우흥'? 판도 깰 도로공사·페퍼도 주목

[V리그개막②] 현대건설·기업은행 등 다크호스 평가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당한 흥국생명이 우승을 향해 칼을 갈았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을 붙잡고 김수지를 영입해 전력이 한층 강해졌고,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법이며 예상 밖의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드라마와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궜던 한국도로공사, 박정아라는 대어를 품은 페퍼저축은행 등도 주목해야 한다.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는 14일 오후 4시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 대장정에 오른다.

이번 시즌 우승후보는 '배구 여제' 김연경을 보유한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챔프전에서도 먼저 1·2차전을 승리, 우승을 거머쥐는 듯했지만 이후 3·4·5차전을 내리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흥국생명은 충격을 딛고 알찬 보강으로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우선 FA자격을 얻었던 김연경을 잔류시켰다. 김연경의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우승 후보인데, 여기에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미들블로커 김수지까지 보강했다.

김연경과 김수지가 한 팀에서 뛰는 시너지는 흥국생명을 1강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오랜 절친인 김연경과 함께하는 덕에 김수지는 "마음이 편하고 잘 맞는다"며 이미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여기에 이미 한국 배구와 흥국생명을 잘 아는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까지 건재, 강력한 삼각 편대를 이뤘고 세터 이원정, 리베로 김해란, 아시아쿼터 레이나 도코쿠 등 여러 포지션에 걸쳐 부족함이 없을 만큼 탄탄하게 선수 구성을 했다.

그래서 흥국생명은 새 시즌 챔프전에서 만날 두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서 타 팀 감독들로부터 가장 많은 5표를 얻었다. 김호철 IBK 감독은 "포지션마다 빈 곳이 없이 잘 짜였다"며 높게 평가했다.

이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 구성을 보면 우승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며 우승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흥국생명이 고대하던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6개 팀의 치열한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우선 디펜딩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한 도로공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이제 우리는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며 겸손하게 답했지만, 지난 시즌 누구도 기대하지 못했던 역전 우승을 일궈낸 저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도로공사는 간판 스타이던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정대영이 GS칼텍스로 각각 떠났지만 배유나가 건재한 데다 박은지, 고의정(이상 정관장) 등을 보강했다.

또한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으로 '신인 최대어'인 미들블로커 김세빈까지 영입했다. 김세빈은 신인이지만 즉시전력감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이를 지켜본 6개 팀 감독 중 3명이 여전히 도로공사를 챔프전에 나설 팀으로 평가했다.

'만년 최하위 팀'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페퍼저축은행도 올해는 다르다는 각오다.

페퍼저축은행은 국가대표팀 주장 박정아를 품으며 스쿼드 이름값을 확 끌어 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매번 승부처마다 힘을 쓰지 못했던 아쉬움을 '클러치 박' 박정아와 '건강한' 야스민 베다르트가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출신의 조 트린지 감독의 지휘력까지 어우러지면 의외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최하위를 전전하던 페퍼저축은행이 중위권 이상까지 치고 올라간다면 V리그 여자부 판도 전체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이 밖에 최근 3년간 늘 우승후보로 꼽히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변수와 부상 등 악재에 울었던 현대건설도 새 시즌 패권에 도전할 만한 팀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도입된 아시아쿼터 중 가장 대어를 뽑은 것으로 평가받는 IBK기업은행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터로 활용될 폰푼 가르파르드(태국)가 명 세터 출신 사령탑 김호철 감독 지휘 아래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관심이 모은다.

고민이던 세터 문제가 해결되면 김희진, 브리트니 아베크롬비(푸에르토리코)까지 덩달아 펄펄 날 수 있다.

또한 지난 시즌 아쉽게 봄 배구를 놓친 뒤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출발하는 정관장, 정대영을 데려오며 약점을 보강한 GS칼텍스 등도 다크호스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