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중동전쟁 일주일새 45% 급등…8개월만에 최고치[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3. 10. 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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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2위 규모 해상 가스전 가동 중단
핀란드 가스관 파손·호주 LNG 공장 파업도 영향
지난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에너지부가 셰브론에게 가동 중단을 명령한 이스라엘 2위 규모 ‘타마르’ 해상 가스전 전경. <출처=셰브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이스라엘의 주요 해상 가스전이 폐쇄되는 등 천연가스 공급 부족 우려가 높아지며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올해 2월 이후 8개월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대표하는 11월 인도분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 당 53.29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11일) 대비 14% 급등한 가격으로, 전쟁 직전인 6일(36.65유로)과 비교하면 45%나 급등한 수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이란 등 주변 주요 산유국으로의 확전 가능성과 이스라엘 가스전 가동 중단, 핀란드 가스관 파손 등이 복합적으로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등세를 불러온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앞선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에너지부는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 셰브론이 이스라엘에서 운영하는 3개 해상 가스전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타마르 가스전의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셰브론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인 타마르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일일 생산량은 710만~850만 입방미터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이스라엘 국내에서 소비되지만, 약 3분의 1 가량은 가스관을 통해 이집트를 거쳐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에드워드 가드너 캐피털이코노믹스 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공급 감소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지만, 더 중요한 건 공급 리스크”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 지역 내 분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걱정거리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보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전쟁이 확대되면 이스라엘·지중해 일대 최대 규모 해상 가스전인 레비아탄 가스전(연산 120억 입방미터)의 가동도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일에는 핀란드 정부에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잇는 해저 가스관 ‘발틱커넥터’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핀란드 정부는 “정상적인 운송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다”며 외부세력이 고의로 파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핀란드 현지 언론은 러시아의 소행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밖에도 셰브론이 호주에서 운영하는 LNG 공장 2곳(고르곤·휘트스톤)에서 노조가 파업을 거론하면서 천연가스 공급 부족 리스크가 높아진 점도 유럽 천연가스 선물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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