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텔 CPU 생산 차질땐 삼성-하이닉스 불똥

이나리 기자 2023. 10. 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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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업계 2차 피해 우려...빅테크 기업 '예의주시'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무력충돌이 일주일째 접어든 가운데, 현지 글로벌 반도체 및 IT 기업들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신규 공장을 건설 중인 인텔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인텔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경우 인텔 칩에 최신 메모리를 지원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이스라엘에 R&D 센터를 운영 중인 다수의 글로벌 기업도 운영 중단 사태가 우려된다.

이스라엘 국기(사진=이미지투데이)

■ 인텔 반도체 생산 중단 위기...신규 팹 투자도 불투명

인텔은 이스라엘에서 1974년부터 50년간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남부 키르얏갓에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수도 예루살렘에 모빌아이 자율주행차 솔루션 개발센터 ▲북부 하이파에 AI용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센터 ▲페타티크바에 AI 및 통신 솔루션 개발센터 등 4개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곳에는 약 1만4천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키르얏갓에 위치한 인텔 반도체 공장 '팹28'은 첨단 CPU를 생산하는 곳이다. 아울러 인텔은 팹28 인근에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해 차세대 공정 제품을 생산하는 '팹38'도 2024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키르얏갓 지역에 250억 달러(32조원)을 투자해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반도체 팹을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장기화되면, 인텔은 공장 가동뿐 아니라 신규 공장 건설 중단까지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이 끊어지면 칩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안전 문제 또한 거론되고 있다. 현지서 하이테크 수출의 7.5%를 담당하는 인텔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중요한 글로벌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텔의 이스라엘 매출은 8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키르얏 갓 소재 인텔 반도체 생산시설 '팹28' 사무동 전경.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 관계자는 "회사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직원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칩 생산에 영향을 받았는지 여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아울러 반도체 제조업체 타워세미컨덕터는 "평소와 같이 공장을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타워세미컨덕터는 인텔이 작년 인수를 추진했지만 지난 8월 불발된 업체다.

■ 인텔 CPU 생산 중단되면 삼성·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에 불똥

인텔의 이스라엘 팹 가동 중단으로 CPU 생산이 지연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계에도 피해가 우려된다.

이스라엘 팹28에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 등 최신 CPU를 생산하며, 이들 칩은 최신 D램 DDR4, DDR5 등을 지원한다. 즉, 인텔이 CPU 생산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경우 메모리 업체 또한 D램 공급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인텔은 주요 고객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39.6%)와 SK하이닉스(30.1%)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인텔은 세계 CPU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존재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인텔이 CPU 생산을 연기하면 국내 메모리 업체 또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번 전쟁이 장기화되면 반도체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고 침체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 글로벌 장비 업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에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KLA 등 반도체 장비 업체 지사가 위치하고 있다.

삼성전자, 12나노급 D램(사진=삼성전자)

■ 세계 빅테크 기업 긴장...사태 '예의주시'

이스라엘에는 엔비디아, 퀄컴, IBM, 삼성전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LG전자 등 500여개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9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15, 16일 이틀간 대규모로 개최할 예정이던 AI 서밋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이번 행사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는 이스라엘에 판매법인과 연구개발(R&D) 센터,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 중이다. 현재 삼성전자 현지 임직원은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사태를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판매지점을 둔 LG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한국인 직원과 직원 가족들을 귀국시키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지상 작전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마스도 2년 동안 준비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현재까지 양측 사망자는 2천500명을 넘어섰으며,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사상자 규모는 약 1만명으로 파악된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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