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상군 가자 진입 임박…WP "네타냐후, 딜레마 직면"

박재하 기자 2023. 10. 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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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멸을 예고했지만, 결국 가자지구를 하마스 통치 아래 내버려 둔 채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때문에 이스라엘군은 최소 몇 달은 가자지구에 머무르며 "나올 필요가 없던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때문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하마스가 했듯이 230만명의 주민들을 통제하고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란 세력과도 맞서 싸워야 하는 문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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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시가전은 하마스에 유리한 시나리오
하마스 축출 이후도 문제…이-팔 분쟁은 여전
12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2023.10.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멸을 예고했지만, 결국 가자지구를 하마스 통치 아래 내버려 둔 채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군 투입으로 자국군은 물론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지면 국내외로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며 하마스 축출로 생긴 권력 공백을 더 극단주의적인 세력이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에 성공한다 해도 수십 년간 계속된 이-팔 분쟁은 오히려 심화할 수 있어 또 다른 혼란이 생길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더 나쁜 대안을 택하기보다는 마지못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그대로 두기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병력과 전차, 장갑차 등을 집결시킨 이스라엘군은 이날 "며칠 내 가자지구서 작전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유엔 역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24시간 이내에 가자지구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12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아 270명이 숨진 가자 지구 비에리 키부츠 인근의 뮤직 페스티벌 현장에 불에 탄 차량이 보인다. 2023.10.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지만 WP는 "(이스라엘군은) 수년간 땅굴과 함정을 준비한 하마스와 시가전을 벌여야 한다"며 "하마스는 이번 계획을 1년 넘게 계획했으며 전면전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했고, 지상작전도 그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라 에이랜드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가자지구 지상 작전이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 병력과 교전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모든 집을 수색하고 수㎞에 달하는 터널에서 온갖 부비트랩(폭발물 함정)을 제거하면서 전진해야 한다고 봤다.

이때문에 이스라엘군은 최소 몇 달은 가자지구에 머무르며 "나올 필요가 없던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하마스 고위 인사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하늘에서 미국 전투기와 맞설 수 없으므로 (이스라엘의 지상 침공을)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0일 (현지시간)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접경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향해 발사하기 위해 자주 곡사포를 배치하고 있다. 2023.10.11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 점도 문제다.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지배하며 광범위한 사회복지 정책을 펼쳤는데, 이로 인해 가자지구 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

이때문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하마스가 했듯이 230만명의 주민들을 통제하고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반란 세력과도 맞서 싸워야 하는 문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마스가 축출되면 그 권력 공백을 더 급진주의적인 세력이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텔아비브대학의 팔레스타인 연구 포럼 책임자인 마이클 밀슈타인은 "이스라엘에는 하마스 정권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하마스는 필요악이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질수록 이스라엘 안팎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WP는 짚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레바논에 기반을 둔 헤즈볼라가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분쟁을 벌이는 골란고원에서 포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이후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골란고원을 두고 네 차례 전쟁을 벌였다. 현재 골란고원 3분의 2는 이스라엘이, 나머지는 시리아가 차지하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가자지구 점령이 근본적으로 수십 년간 계속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도 한계다.

WP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물리친다 해도 약 750만 명의 유대인과 그 비슷한 수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여전히 이스라엘 점령지와 그 인근에 살 것이다"며 "양측 간 평화 회담은 10년 넘게 열리지 않았고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희망도 더 멀어졌다"고 짚었다.

특히 이웃 이집트와 요르단마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받아들이는 것을 완강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결국 이는 여전히 이스라엘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에이랜드 전 의장은 "이스라엘은 필요하다면 가자지구에 아무도 살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가자지구에 믿을 만한 정권이 들어서게 할 방법이 없다면 그 누구도 가자지구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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