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서 일하던 여성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남성...징역 20년

서울북부지법

사찰에서 주방 일을 하던 여성을 스토킹하다 거절당하자 홍두깨로 때리고 살해한 7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반정모)는 살인·재물손괴·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72)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0년 부착과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도 내렸다.

A씨는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 있는 학림사에서 일하던 여성 B(65)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A씨는 사찰에서 만난 B씨에게 일방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며 약 한 달 간 찾아가 말을 걸었다. A씨의 스토킹 정도가 심해지자 사찰 차원에서 A씨에게 “B씨에 대한 접근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가 “찾아오지 말라”며 완강히 거절하자, 격분한 A씨가 홍두깨로 B씨 머리를 여러차례 내리치고 흉기로 복부를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법정에서 “피해자를 죽인 것은 맞지만 스토킹은 하지 않았다”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동기가 된 스토킹 혐의를 부인하면서 범죄를 미화하려 시도했다”며 “고인이 된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며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살인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생명을 침해하고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 범죄인 만큼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살인과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자백한 점, 피해자를 충동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