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도 포스터의 저주? 루블레프만 살아 남은 상하이마스터스

빈 좌석이 눈에 띄는 상하이마스터스 센터코트

포스터 모델의 저주는 전세계 어디어나 통용되는 것 같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테니스 대회인 2023 롤렉스 상하이마스터스(ATP 1000)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회 8강이 열리고 있는 현재, 포스터 모델 5인 중 남아있는 선수는 안드레이 루블레프 뿐이다.

상하이마스터스는 그랜드슬램 다음으로 높은 등급의 대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대회가 4년 만에 재개됐으며 규모도 96드로로 확대됐고, 총상금도 미화 880만 달러까지 올랐다. 전세계 최상위권 선수들이 참가하며, 많은 중국 팬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상하이마스터스 대회 측에서는 포스터 모델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2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3위), 안드레이 루블레프(러시아, 5위), 캐스퍼 루드(노르웨이, 9위)를 선정했다.

하지만 최고의 흥행 카드이자 '상하이의 왕'이었던 조코비치가 컨디션 문제로 아시아 시리즈 전체 불참을 선언하며 대회 개막 전부터 김이 새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상위 시드자들의 조기 탈락이 대회 초반부터 연이어 이어졌다. 홀게르 루네(덴마크, 3번),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9번), 프란시스 티아포(미국, 10번), 카메론 노리(영국, 15번) 등이 그들의 첫 경기였던 2회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3회전이 끝나고는 포스터 모델 중 한 명인 다닐 메드베데프(2번)와 함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4번), 테일러 프리츠(미국, 7번)가 짐을 쌌다.

톱시드였던 카를로스 알카라스, 그리고 또다른 포스터 모델이었던 캐스퍼 루드 역시 16강이 그들의 이번 상하이마스터스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다.

포스터 모델 5명 중 4명이 일찌감치 탈락하며 중국 현지의 관심도 기대보다 저조해 보인다. 심지어 중국 내 최고 테니스 스타인 장지젠(60위)마저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비록 평일이긴 하지만 8강 첫째 날 경기가 열렸던 12일, 상하이마스터스 센터코트인 스타디움코트에는 빈 좌석이 더 눈에 띄였다. 중국 TV를 틀어봐도 항저우아시안게임 탁구, 배드민턴의 재방송이 나올 뿐 상하이마스터스 하이라이트는 편성표에서 밀린 모습이다.

포스터 모델 중에는 안드레이 루블레프만이 남아 8강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루블레프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9시부터 위고 움베르(프랑스, 34위)와 준결승 행을 놓고 다툰다.

루블레프는 포스터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까? 결과는 오늘 밤에 나온다.

<상하이마스터스 공식 포스터>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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