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에 다급해진 김기현…최고위원 면담서 나눈 얘기는?

김기현 “당 체질 개선이 핵심…쇄신안 발표, 오래 안 걸릴 것”
장예찬 “면피성 대책 아닌, 고강도 쇄신 의지 밝힐 필요 있어”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보궐선거 참패 다음 날인 10월12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수습하기 위해 13일 예정된 긴급 최고위원회의도 취소하고 최고위원들과 개별 릴레이 면담을 가졌다. 면담 직후 김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민심의 변화에 대해 우리 당을 어떻게 체질을 개선해서 국민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 것인지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최고위원들과 개별 면담을 모두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있다. 당을 사랑하는 의원들의 애정을 잘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쇄신 방안 발표 시점에 대해서도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며 "내용을 정리하고 차후에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다만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명직 당직자 사퇴설'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혁신위원회 격인 미래비전특별위원회와 인재영입위원회 발족, 총선기획단 조기 출범 등 쇄신안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다만 해당 계획은 최고위원 비공개 개별 면담으로 갑자기 수정됐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오전동안 김병민·김가람·장예찬·강대식 최고위원과 개별 면담을 했다. 또 조수진 최고위원과는 전화 면담을 했다. 여기에 윤재옥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과도 별도의 면담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고위원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부 지도부 관계자들은 김 대표에게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 방안으로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수도권 민심과 정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현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이 수도권에 있는 국민 마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기자들에게 "적당히 넘어가는 면피성 대책이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지는구나'라고 느끼도록 고강도 쇄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며 "위기로 인식하는 쇄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김 대표께서도 쇄신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분명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어떤 결단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사퇴'와 같은 인적 쇄신보다 당의 약점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는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좋은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게 책임지는 건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강대식 최고위원은 "당에서 전체적으로 (지도부 책임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당원으로선 다 수긍해야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