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똑똑하다”던 트럼프, 이번엔 헤즈볼라 칭찬… 백악관 “제정신인가”
“동맹 때릴 때냐” 비판에 “바이든 무능 지적한 것”
평론가 “최악의 지도자 지성 칭찬, 불안감 때문” 지적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이 유력시되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칭찬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며 하마스와 연대하는 헤즈볼라를 긍정적인 표현으로 묘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 일로 매우 실망했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완벽한 정확도로 그 일을 스스로 해냈는데,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약칭)는 그 공을 챙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란의 역내 세력 확장을 이끈 군부 실권자 솔레이마니는 2020년 1월 3일 이라크를 극비에 방문했다가 바그다드 공항 근처에서 무장 무인기를 활용한 미국의 표적 공습에 사망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임박한 위협에 맞서 방어 차원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레바논에 기반을 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관련 “이틀 전 바이든 정부의 안보 담당자들이 ‘헤즈볼라가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길 희망한다. 그곳은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을 봤다”고 말하면서 “헤즈볼라는 매우 똑똑하다. 그들은 모두 매우 똑똑하다(very smart)”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멍청이(jerk)”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에는 흔들림이 없다”면서 “이스라엘 파괴를 기도하는 테러리스트를 칭찬하기에 좋은 때는 결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똑똑하다는 것이 착하단 말은 아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 취약점을 밝힌 바이든 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명석한 사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꽤 똑똑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등 ‘미국의 적’으로 여겨지는 국가 지도자들을 칭찬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치평론가인 폴 월드먼은 “트럼프가 세계 최악의 지도자들의 지성을 칭찬하는 데 열심인 이유는 자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며 “독재자와 테러리스트들의 능수능란함을 칭찬함으로써 자신이 (똑똑하기 때문에) 세계 최악의 악당들의 진정한 천재성을 볼 수 있다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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