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2년 전부터 이스라엘 코앞에서 모의 전투…인질 포획·폭격 연습도

김서영 기자 2023. 10.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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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공개한 훈련 영상을 CNN이 분석했다. 하마스·CNN 제공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하마스가 이번 전쟁을 오래 전부터 준비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스라엘 국경과 불과 몇 km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하마스가 인질 납치 모의 훈련 등을 실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CNN은 하마스가 최근 2년 동안 공개한 훈련 영상을 자체 분석해, 이때부터 이미 현 상황이 예견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분석에 따르면, 하마스는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보행자 통로인 에레스 교차로와 매우 가까운 지점에 훈련 시설을 최소 6곳 마련해 모의 전투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영상에서 하마스는 로켓을 발사하고, 모의 이스라엘 건물을 둘러싸고 포로를 확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포로를 잡고 손을 묶는 연습까지 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1년여 전에 촬영된 또다른 영상에서는 하마스 대원들이 패러글라이더로 이륙하고 착륙해 공격을 연습했다. 지난 7일 하마스는 실제로 패러글라이더를 통해 이스라엘로 침투한 바 있다. 하마스는 모의 이스라엘 건물과 탱크도 만들어 폭격 훈련을 벌였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 속 훈련장 중 두곳은 방어가 삼엄한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1.6km(1마일) 불과한 지점에 있었다. 이스라엘 코앞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버젓이 훈련을 벌인 것이다. 훈련장은 가자지구 중심부에도 있었고, 가자지구 남쪽에서도 3곳이 파악됐다.

CNN이 위성 사진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2년 동안 훈련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농경지를 밀었으며 지난 몇 달 동안 실제 활동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또한 영상 속 태양의 그림자와 위치 등을 분석해보니 훈련이 최소 몇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마스가 지난 7일 체계적으로 대규모 공격을 가한 이후 이스라엘 군과 정보 당국이 왜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냐는 책임론이 제기됐다. CNN은 “하마스가 최소 2년 동안 눈에 다 보이게 훈련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이 왜 지난 7일의 공격을 포착하고 막을 수 없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CNN의 조사 결과가 “새롭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조나단 콘리쿠스 중령은 “하마스는 많은 훈련 거점을 가지고 있고 이스라엘은 그동안 거점들을 공격해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훈련 시설을 민간 시설처럼 보이게 위장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는데, CNN은 “5개 훈련 장소는 민간 시설의 특징을 갖고 있지 않으며 건설 및 배치 방식이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하마스의 훈련 시설이 모두 주변보다 높은 거대한 흙으로 둘러싸여 있었으며, 대부분 지붕이 없는 콘크리트와 시멘트 건물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레바논에 망명 중인 하마스 고위급 알리 바라카는 하마스가 2년 동안 공격을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했다. 이스라엘은 13일 가자지구 내 가자시티의 민간인들에게 집을 떠나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으며 “앞으로 며칠 안에 그곳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발표가 있어야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가자지구 주민들 또한 이스라엘과의 경계 지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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