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직전 ‘선관위 해킹 가능’ 발표한 국정원, 정치 개입 의도”···국정원감시네트워크 성명
국가정보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날인 지난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산망이 해킹 가능하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가 “(국정원이) 선거조작설을 부추겨 국내 정치·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정원감시네트워크(네트워크)는 13일 성명을 내고 “보궐선거 전날 이뤄진 국정원의 일방적 발표는 국내 정치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로 그 의도가 의심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10일 선관위의 사이버 보안관리가 부실했다고 보도자료를 내며 “북한 등 외부 세력이 의도할 경우 어느 때라도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네트워크는 “국정원이 선관위의 시스템 해킹 위험성을 과장해, 마치 과거 공직선거에서도 조작이 이루어졌거나 당장이라도 조작이 가능한 양, ‘선거조작 음모론’에 불을 붙였다”며 “현재 공직선거는 ‘실물 투표’와 ‘공개 수작업 개표’를 채택하고 있어 사이버 공격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선관위 발표대로 시스템 보완 조치를 마쳤다면 해당기관인 선관위가 점검 결과의 발표 시점과 내용을 판단해 공개하도록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보궐선거 직전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것은 선거 패배를 예상한 집권세력의 책임론을 덮기 위해 선거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려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했다.
네트워크는 “사이버보안 업무는 국정원과 같은 비밀정보기관이 맡아서는 안 된다. 주요 선진국에서는 밀행성을 기본으로 하는 정보기관에 사이버보안의 주무기관 역할을 맡기지 않는다”라며 “과거 국정원은 밀행성을 철저히 악용해 국내 정치와 선거에 관여하고 민간인 사찰을 일삼아 국정원장들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다. 그런 국정원에 선관위의 사이버보안 관련 업무를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정원의 발표는) 국정원의 권한을 대폭 축소해 해외정보전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할 이유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들은 여당이 선거조작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여당 지도부는 사전투표 폐지와 전면 수개표 필요성을 들먹이고 있다”며 “음모론으로 떠돌던 ‘선거조작설’을 사실상 공식화 한 것”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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