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불리고 전기차 키운 '3년'…중국·러시아 돌파구는 '숙제'

신성우 기자 2023. 10. 1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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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3년을 맞습니다.

지난 2020년 10월 14일 취임 당시,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상황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여파에 대내외 경제 상황은 불안했고,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은 주춤했습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9년 상반기 대비 29.5% 줄었고, 기아는 47.71% 감소한 상황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회장 자리에 올랐던 정의선 회장, 위기를 극복하고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완성차 업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3년 사이 영업이익 7배…사상 첫 20조원 고지 '눈앞'

2020년 주춤하던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급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14조1천76억원으로 2020년 상반기 기록한 2조436억원보다 약 7배 뛰었습니다.

양사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침체에 허덕이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예상 합산 영업이익이 약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처음으로 영업이익 20조원 고지를 넘게 됩니다.

글로벌 판매 역시 성장세를 이어왔습니다.

정의선 회장 취임 전인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합산 약 447만대를 판매한 양사는 올해 같은 기간 약 548만대를 판매했습니다. 3년 사이 약 23%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약 685만대를 판매하며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톱3'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기차 판매도 성장…IRA도 극복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 흐름 속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EV6, 아이오닉6, EV9 등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 중이고, 최근 EV5, EV4, EV3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전기차 판매도 크게 뛰었습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4만5천609대에서 2021년 24만5천174대, 2022년 37만4천963대로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며, 미국 현지 전기차 판매가 주춤할 것이란 걱정이 많았지만, 이 우려도 종식했습니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합산 13만6천225대를 판매하며, 나란히 역대 9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주역은 전기차였습니다. 아이오닉5의 지난달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03% 증가했고, 기아의 친환경·전기차인 니로와 EV6 판매량은 각각 1천341%, 45% 늘었습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미적용 대상인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도 높여가며 적극적으로 전동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세를 이어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200만대, 기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힘 못 쓰는 중국 시장…러시아는 '공장 매각설' 반복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는 중국 시장과 전쟁 이후 생산이 중단된 러시아 시장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현지 판매와 매출은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 등 우리 기업을 향한 보복과 함께 급감했습니다.

사업 효율화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2021년 베이징 공장 매각에 이어 최근 충칭 공장 매각도 추진 중인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연이어 매각 가격을 내리고 있습니다. 충칭 공장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차의 현지 생산 능력은 연 135만 대에서 105만 대로 줄어듭니다.

러시아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과거 현지 공장을 직접 찾아 상황이 어려워도 포기하자 말자던 러시아 시장인데,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대차 상트페트르부르크 공장 생산이 전면 중단됐습니다. 이후 보유 재고분으로 현지 판매를 이어갔고, 지난해 8월부터는 현대차 공장에서의 출고가 아예 멈췄습니다.

이후 러시아 현지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을 이어왔지만, 전쟁 장기화로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자 이마저도 중단됐습니다.

전쟁 전 연간 약 20만대를 판매하던 러시아 시장이지만, 생산이 막히면서 최근 판매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계속된 부진에 현지 공장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현대차그룹으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입니다.

취임 후 3년 동안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현대차그룹을 성장시킨 정의선 회장이 중국과 러시아 시장 판매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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