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오른 '세슘 된장'…"식품 관리 사각지대" vs "불안 조성"

차현아 기자, 박미주 기자 2023. 10. 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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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023 국정감사]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리에 세슘이 검출된 일본산 된장이 놓여 있다. 2023.11.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13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식품 안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야당은 일본산 된장과 초콜릿 등 세슘이 검출된 가공식품 사례를 들며 정부의 관리 사각지대를 지적했고 여당은 괜한 불안을 조성하지 말아야 한다고 맞섰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에 대한 국민 우려가 높다"며 "일본산 된장과 수산가공품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여러차례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지난주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했다"며 일본산 된장 제품 두 개를 꺼내들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해당 제품에서는 지난해 2월과 12월 두 차례 세슘이 검출됐다.

김 의원은 "지난 번 (세슘이 검출되면서 일본에) 다 반납했는데 또 들어오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반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이 제품도) 세슘이 100%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된장 이외에도 일본산 가공식품에서 세슘이 검출된 사례가 적지 않다. 김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일본산 가공식품 방사능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슘이 검출된 가공식품은 199건이었는데, 이 중 세슘이 가장 많이 검출된 제품은 초콜릿, 녹차류였다. 이외에도 횟감으로 수입된 냉동방어, 가다랑어 추출물, 가쓰오부시에서도 세슘이 검출됐다.

현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등 8개 현에서 잡힌 수산물은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냉동절단 방어처럼 사실상 수산물로 볼 수 있는 제품들은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동절단 방어는 금지 대상인 수산물이 아니 수산물 가공품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현재도 가공식품은 일본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2011년부터 (모든 제품을) 건건이 조사하고 있다"며 "온라인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로 기준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추진은 국제 관계 속에서,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논의) 해온 것"이라며 "우리는 (수입 제품에서 검출된 세슘양이) 0.5베크렐(Bq) 이상이면 바로 반입을 금지시키는 데, 이렇게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근거없는 불안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면서도 "마치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야당 의원들이) 말씀하신다. 철저히 검증하되 국민 의혹과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더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했다. 김영주 의원은 이에 "여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얘기만 나오면 긴장하고 오버한다"며 "제 지적을 가짜뉴스처럼 얘기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맞받았다.
여야 모두 "마약류 관리 부실"…식약처 "시스템 개선"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3.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마약 관리 실태 부실을 지적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식약처가 시행하는 마약류 의약품 기획 감시 실효성을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식약처의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 기획 감시 대상 중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의료기관이 총 269곳이다. 이중 경찰이 (수사 관련) 결론을 낸 143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무혐의 처분됐다"고 했다. 이어 "식약처의 기획감시가 무조건 잡아들이는 데 급급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의료기관에서 항정신성의약품(마약류)로 분류되는 식욕억제제를 과다 처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에 따르면 지난 해 의원급 의료기관 한 곳에서만 총 3만1803명이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 역시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약이나 식욕억제제 등을 마약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식약처가 타 정부 기관과 공조해 이 부분을 꼭 파악해달라"고 했다.

오 처장은 "현재 범정부 차원의 마약류대책협의회에서 종합대책을 만들고 있다"면서도 "마약류 관리 시스템 역시 디지털 기법 등을 도입해 보다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제로슈거 소주' 국감장 깜짝 등장…신현영 "칼로리 저감효과 없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3.

한편 이날 국감장에서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제로슈거 소주인 '새로'와 일반 소주인 '처음처럼' 두 가지 제품을 꺼내들기도 했다. 최근 인기를 끈 제로슈거 소주에 대해 칼로리 저감 효과가 있다고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어 정부가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 위해서다.

신 의원은 "두 제품은 겨우 10칼로리 차이가 난다"며 "실제 두 제품의 칼로리 차이는 설탕 원료가 아니라 알코올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소주에 대한 칼로리 표기는 의무가 아닌 자율 규제라며 "국민들은 무슈거에 대한 칼로리 저감효과를 기대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또한 자율규제라 오히려 칼로리를 명시하는 제품의 회사만 손해를 볼 수 있다"고도 했다.

오 식약처장은 "(제품 상) 주류 열량 표기 부분이 지금 굉장히 가독성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류 열량 표시기를 잘 보이는 쪽으로 변경하고 글자 크기도 좀 더 크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위해도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보면서 조사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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