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재에 파묻힌 로마제국 문서, AI로 읽어냈다

박건희 기자 2023. 10. 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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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0년 전 고대 로마 도시에서 발굴된 파피루스 문자를 인공지능(AI)으로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베수비오 챌린지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와 함께 파묻힌 고대 도시 헤르클라네움의 고대 파피루스 속 문장을 해독하는 대회다.

브렌트 실스 미국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합팀은 지난 3월 AI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둘둘 말린 파피루스 안쪽에 감춰진 잉크를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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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수비오 챌린지…첫 단어는 '보라색'
. 헤르클라네움의 한 도서관에서 발굴된 약 2000년 전 파피루스. 켄터키대 제공

약 2000년 전 고대 로마 도시에서 발굴된 파피루스 문자를 인공지능(AI)으로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12일(현지시간) 네이처,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프랑스 학사원이 주최하는 '베수비오 챌린지(Vesuvius challenge)에 참가한 국제 연합팀이 기계학습한 인공지능(AI)를 활용한 3D 엑스레이(X-ray) 스캔으로 고대 문서 속 문장을 일부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베수비오 챌린지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와 함께 파묻힌 고대 도시 헤르클라네움의 고대 파피루스 속 문장을 해독하는 대회다. 파피루스는 자그마치 20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데다 화산재로 인해 검게 그을려 '거의 파괴된 상태'로 알려져있다. 

대회는 2023년이 지나기 전 파피루스 안쪽에 적힌 지문을 읽어내는 첫 번째 팀에게 상금 약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를 수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피루스에 묻은 잉크를 정확히 감지해내기만 해도 상금 5만 달러(한화 약 6700만원)가 지급된다. 미국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브렌트 실스 미국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합팀은 지난 3월 AI에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둘둘 말린 파피루스 안쪽에 감춰진 잉크를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12일(현지시간)엔 파피루스 내부에 적힌 문자 중 첫 번째 단어를 추출한 데 이어 더 많은 문자를 읽어냈다. 

연구팀은 문자를 쓰기 위해 사용한 잉크가 파피루스에 스며들면서 파피루스의 형태를 미묘하게 바꾼 것에 착안, 문자로 추정되는 부분을 AI가 읽어내게끔 했다. 연구팀 중 컴퓨터공학과 학생 루크 패리터, 유제프 네이더는 이 분석을 통해 '보라색'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πορφύραc'를 찾아냈다. 이 성과를 인정 받아 패리터는 상금 4만 달러를, 네이더는 1만 달러를 받게 됐다. 

연구팀을 이끈 실스 교수는 해독한 단어를 바탕으로 파피루스가 고대 왕족, 부귀영화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라색'이라는 단어에서 고대 왕족과 교황만 소유할 수 있었던 색인 '티리안 퍼플(Tyrian Purple)' 등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파피루스 내 다른 문장을 읽어내기 위한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페데리카 니콜라르디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2세대학 파피루스 사본 연구학 교수는 "문장 3줄에 최대 단어 10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더 많은 글자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 대상이 된 파피루스 2개는 로마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의 장인 칼푸르니우스 피소 카이소니우스가 보유하던 도서관에서 발굴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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