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노웅래 의원 “검찰이 없는 사실 덮어씌워”

사업가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법정에서 “검찰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 덮어씌웠다”면서 재차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노 의원은 오늘(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노 의원은 “민원인이 국회의원을 찾아오면 어려운 상황일 때가 많은데 성의 없다거나 홀대 받았다고 느끼면 나쁜 소문을 퍼뜨리기도 한다”며 “검찰은 청탁을 거절당해 앙심을 품은 부부가 협박 수단으로 쓰기 위해 모아둔 현장 대화와 통화 녹음을 이용해 없는 사실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원인을 만나면 상대방 체면을 세워주는 방향으로 정리한다”며 “‘난 관여 안 한다’고 잘라 말하지 않고 ‘일단 알아볼게’라고 하는 게 적절한 처신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무엇이 더 나은 처신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노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사업가 박모 씨 측은 일부 공소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 측 증거인 박 씨의 휴대전화 메모 내용을 두고 공방이 오갔습니다. 박 씨는 2020년 2월 10일자 휴대전화 일정란에 ‘노2천’과 ‘정근5천’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이 “노 의원에게 2,000만 원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5,000만 원을 교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하자, 변호인은 “‘노’가 노 의원을 뜻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박 씨의 아내 조모 씨와 노 의원의 대화·통화 녹음파일도 법정에서 재생됐습니다.

검찰은 2020년 7월 2일자 대화 녹음파일을 튼 뒤 “자세히 들어보면 조 씨가 ‘약주나 밥 사줄 때 필요하시잖아요’ 하면서 (돈 봉투를) 주는 게 들린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녹음파일에는 노 의원이 조 씨에게 “저번에 준 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 “또 주네”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노 의원 측은 조 씨로부터 정치후원금 한도인 500만 원에 못 미치는 적법한 돈만 받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노 의원은 2020년 2∼12월 물류센터 인허가 알선, 발전소 납품·태양광 발전 사업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박 씨에게 5차례에 걸쳐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올해 3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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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