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하마스는 왜…짙어지는 중동의 전운

김혜송 2023. 10. 1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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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에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전선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는지 그리고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기습 공격을 한 지 오늘로 일주일째인데요.

외신을 종합하면 사망자가 이스라엘 1천3백여 명으로 집계됐고요.

팔레스타인 측은 약 1천5백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양측 합해서 2천8백 명을 넘어선 거죠.

지도에서 표시된 지역이 이스라엘 내에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곳이 되겠습니다.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는 지중해에 면해있고 서울 면적의 절반 정도인 360여㎢에 2백여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기습 이후 가자 지구 전체를 봉쇄하고 물자와 사람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공습을 계속했고 외곽에 무기와 병력 배치하면서 지상전에 들어갈 준비 태세를 갖췄습니다.

그제 가자지구의 하나뿐인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고 식량과 전기가 곧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이 어느 때보다 강한 보복 의지를 천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이번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워낙 컸고 특히 민간인을 상대로 학살과 납치를 자행한 데 대한 분노가 어느 때 보다 높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육로로 약 4킬로미터 떨어진 크파르 아자라는 키부츠의 피해가 특히 컸는데요.

아기와 어린아이, 또 온 가족이 몰살당하기도 하는 등 백여 명의 민간인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여러 매체가 전했습니다.

심지어 어린아이를 참수하기까지 했다는 보도도 있었고요.

다만 하마스는 이에 대해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하마스는 이 밖에도 이스라엘 침공 당시 공격 장면, 민간인이 살해된 모습, 그리고 인질들을 납치하는 영상 등을 SNS에 올려 더욱 분노를 자극했습니다.

[프레데릭/방셀국제관계 전문가 : "이전 세 차례의 전쟁과 달리 하마스는 고전적인 적으로 간주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 지구에서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봉쇄와 기술적, 군사적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앵커]

하마스는 뭘 노린 건가요?

[기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집권 이후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관련한 충돌을 명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분노의 표출, 보복의 일환이라는 건데요.

하지만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와의 관계 개선 노력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됩니다.

이스라엘은 2020년 미국 중재로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모로코 등과 관계를 정상화했고 최근에는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도 관계 개선 논의를 진행 중이었습니다.

성사가 되면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입지는 크게 축소되겠죠.

워싱턴 포스트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공격하고 인질을 납치한 것은 이스라엘이 과잉 대응을 유도해서 세계 여론이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게 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일단 하마스는 공항이나 발전소 같은 전략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거죠.

주로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했는데 이는 이스라엘에 두려움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정부가 불균형적인 대응을 하도록 해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거죠.

어떤 배경에서 이번 도발이 이뤄졌든 다수 전문가는 지상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노미 바르 야코프/국제 안보 전문가 : "불행히도 지상 공격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인질을 구하고,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고, 인질들을 이스라엘 내에 수감된 이들과 교환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일하고 하마스와 대화를 하는 이들에게 국제적 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스라엘이 전열을 정비하고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아직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이스라엘군은 어떤 지상 공격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다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점들이 많이 있어서로 보입니다.

가자 지구에 들어가서 시가전을 벌이게 되면 지형지물을 훤히 파악하고 있고 무기를 미리 설치해놓을 수 있는 하마스가 단연 유리합니다.

이스라엘군은 장비와 병력에서 앞서도 상당한 피해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다음으로는 인질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등 적어도 150명이 잡혀있어서 이들의 희생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피해도 부담입니다.

미국도 이스라엘 지원에 나섰지만,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고요.

유럽연합과 유엔 일부 국제기구 등에서 가자지구 봉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와 관련한 국제 사회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해 방어권을 인정한다고 강조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미국은 지난 10일 세계 최대 규모인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지중해 동부에 배치했고, 항모 전단을 추가 투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파병은 생각하지 않고 있고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전시 국제법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어제와 오늘 잇달아 이스라엘을 방문해서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아랍 연맹 외교장관들도 회의를 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진지한 협상을 촉구했는데요.

국제 사회가 확전 자제를 당부하는 가운데 전력 정비를 마친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이번 사태 전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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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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