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물가에 국채금리 ‘꿈틀’…장중 환율, 1350원 저항[외환분석]

이정윤 2023. 10. 1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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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1350.6원 터치 후 하락
9월 소비자물가 예상치 상회, 국채 금리 반등
달러인덱스 105→106으로 급등, 달러 강세
중국 9월 소비자물가 ‘주춤, 수출입은 개선세
오후 1350원 저항선…다음주 국채 수급·소매판매 주목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0원을 터치했지만 그 위로는 더 상승하지 못하고 저항력이 큰 모습이다.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상단이 무거운 흐름이다. 전반적으론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오랜만에 반등했고, 달러화도 급등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사진=AFP

소비자물가 美 상승-中 보합

13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2시 37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38.5원)보다 10.85원 오른 1349.35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5원 오른 1349.0원에 개장했다. 이후 환율은 1350원선 아래서 움직였으나 1350.6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만에 1350원대로 재진입한 것이다.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0.3%)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 8월 상승률(0.6%)보다는 소폭 둔화됐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부문이 전월대비 1.5% 상승한 점이 헤드라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년대비로는 3.7%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 및 전월에 부합했다.

반면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오히려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전월 대비 0.3% 각각 올라,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에너지, 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근원물가는 전월대비 0.6% 상승하며 최근 1년래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하자 하락세를 이어가던 미국채 금리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또한 미국 30년물 입찰에서 해외수요는 늘었지만 미국 내 수요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장기물 중심 국채 매도세가 국채금리와 달러화 동반 상승을 야기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오른 4.697%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도 장단기물 모두 상승세다.

물가 상승에 글로벌 달러도 급격히 강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12일(현지시간) 저녁 11시 39분 기준 106.44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5에서 106으로 높아진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1330원을 바닥으로 보는 데가 많아서 1330원 중반대부터는 매수가 들어온다”며 “중동 교전에도 불구하고 시장 자체가 유동성이 좋아서 쏠림이 없고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이날 장중 발표된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는 주춤했다. 9월 중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0.0%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앞서 0.2% 상승을 전망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앞선 8월에는 0.1% 성장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부진했다. 전년 동월 대비 -2.5%로 집계돼 전월 -3.0%보다는 개선됐지만 시장전망치 -2.4%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수출과 수입은 크게 개선됐다. 중국의 9월 수출과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수출은 전월 8.8%, 수입은 7.3% 감소에서 개선된 것이다. 지표 발표 이후 달러·위안 환율은 7.31위안대로 순간 상승했다가 7.30위안대로 바로 내려왔다.

국내은행 딜러는 “이번 중국 소비자물가는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듯 하다”면서 “달러·위안이 7.3위안 레벨에서 한달 이상 머무는 걸 보아 중국 당국이 막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6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2200억원대를 팔고 있다.

오후도 1350원 저항선…다음주 美 소매판매 주목

시장 전문가들은 오후에도 1350원이 저항선이 될 것으로 봤다. 다음주에는 미국채 금리 수급 이슈와 미국 9월 소매판매를 주목해야 한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도 환율 상승 압력이 있지만 오후에도 1350원 부근에서 움직이다 마감할 듯”하다며 “국채 30년물 입찰 이후 다시 수급 문제가 불거진 거 같다. 다음주도 미국 금리 수급 이슈가 계속 시장을 끌고 갈 것 같다”며, 다음주 환율 레인지를 1340~1360원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 딜러는 “다음주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중요하고,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전에 환율 변동성 관리를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질 듯 하다”며 “당분간 1330원 초반대에서 달러 매수세가 유입되고, 위로는 전반적으로 무거워 1370원 이상으로는 못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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