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전선 지킨 19세 하사·22세 일병…73년만에 가족 품

김지훈 기자 2023. 10. 1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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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전선을 지키다가 입대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사한 두 명의 호국영웅이 귀환했다.

6·25전쟁 때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다가 전사한 병사들인데 경북 지역에서 유해가 수습 73년 만에 가족이 모시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2016년 경주에서 각각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故) 이영조 하사와 손명만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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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발굴한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낙동강 전선을 지키다가 입대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사한 두 명의 호국영웅이 귀환했다. 6·25전쟁 때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다가 전사한 병사들인데 경북 지역에서 유해가 수습 73년 만에 가족이 모시게 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 2016년 경주에서 각각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수도사단 소속 고(故) 이영조 하사와 손명만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이 하사는 1931년 11월 대구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 생활고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이어오던 중 6·25전쟁을 맞았다.

지난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 발굴 현장.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 하사는 낙동강 방어선이 구축돼 격전을 벌이던 1950년 8월 입대해 국군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기계-안강 전투'에 참전해 북한군 남하를 저지하던 중 같은 해 9월4일 19세 나이에 산화했다.

'기계-안강 전투'는 국군이 동부전선을 돌파해 안강~경주를 거쳐 부산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 제2군단을 저지함으로써 낙동강 동부지역 작전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국면을 마련한 전투다.

국유단은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 주민들이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2005년 3월 전문 발굴 병력을 동원해 유해 발굴에 나선 결과 유해 400여구를 수습했다.

지난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고 손명만 일병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유품 모습.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이후 2021년 대구·경북지역에서 실시한 '민관군 협업 유가족 집중 찾기' 기간 중 육군 제50보병사단 소속 대구 중구 남산 1동대의 오희찬 예비군 지휘관이 국유단에서 받은 지역별 전사자 명부를 통해 고인의 막내 여동생 이숙자씨(75)를 찾아냈고, 유전자 시료 채취 및 분석을 통해 고인과 가족관계임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숙자씨는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단 소식에 "얼굴도 모르는 오빠지만 늘 그리웠다"며 "유해로라도 만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손 일병은 1928년 2월 경남 거제에서 2남1녀 중 셋째로 태어나 중학교 졸업 뒤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다 6·25전쟁 발발에 따라 부인을 남겨두고 1950년 9월 입대해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고(故) 이영조 하사 유해. /사진제공=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손 일병 또한 '기계-안강 전투'에 참전해 싸우던 중 1950년 9월20일 22세 나이로 전사했다.

손 일병 유해는 2016년 11월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산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지역 주민이 '건물 공사 도중 유해가 식별됐다'고 제보해옴에 따라 국유단 전문발굴요원이 현장에 투입돼 유해를 발굴·수습했다.

고인의 유해는 정밀 감식 결과 머리뼈부터 발뼈까지 골격 대부분이 남아 있었고, 다량의 M-1·카빈 소총 탄환 등 유품도 함께 발굴됐다.

국유단의 손 일병 병적자료에서 거제가 본적지임을 파악한 뒤 작년 8월 고인의 조카 판철씨(70)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 채취 및 분석을 거쳐 가족관계임을 확인했다.

판철씨는 "할머니 유언으로 고인이 살아계실 때 좋아했던 녹두 고물 인절미를 매번 제사상에 올렸다"며 "하늘이 감복해 돌아오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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