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을 충격' 커쇼 은퇴하나... 미래 묻자 "잘 모르겠다"

김동윤 기자 2023. 10. 13. 12: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클레이튼 커쇼가 8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가 8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후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AFPBBNews=뉴스1
'불세출의 투수'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가 출중한 정규시즌 성적에도 은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최근 끝난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NLDS) 결과로 인한 충격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탓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13일(한국시간) "커쇼에게 본인의 미래를 물었을 때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12일 경기 결과(LA 다저스의 NLDS 셧아웃 패)는 뛰어난 정규시즌 성적에도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프랜차이즈에 많은 것을 의미했다. 커쇼에게 이번 패배는 자신의 마지막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커쇼는 LA 다저스가 제안한 다년 계약을 거절하고 1년 2000만 달러의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2018시즌 종료 후 맺은 3년 9300만 달러 계약 종료 후 2년 연속 1년 계약이었다. 뛰어난 성적에도 계속해서 단기 계약으로 커리어를 이어 나간 것은 예전 같지 않은 몸 상태와 LA 다저스에 대한 애정 그리고 5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된 고향 텍사스로 복귀 가능성 때문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커쇼는 지난 몇 년간 그가 아는 유일한 프랜차이즈인 LA 다저스로 돌아가는 것, 고향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하는 것 혹은 은퇴하는 것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두고 오프 시즌에 임했다. 올해는 그가 희망했던 것보다 더 일찍 같은 선택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커쇼는 지난 6월말 당한 왼쪽 어깨 부상에 대한 추가 검진을 받는다.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한 4개월 전 결정은 직구 구속 감소와 제구력 저하로 이어졌다. 커쇼는 핑계 대지 않았으나, 이 결정은 최악의 형태로 돌아왔다.

커쇼는 8일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서 ⅓이닝(35구) 6피안타(1홈런) 1볼넷 6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미국 매체 ESPN에서 운영하는 ESPN 스태츠 앤 인포 X(구 트위터)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가 5안타와 5실점을 내준 후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건 커쇼가 최초다. LA 다저스는 커쇼가 무너진 탓에 2-11로 1차전을 내줬고 연이은 2, 3차전도 선발 투수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애리조나에 충격적인 스윕패를 당했다.

클레이튼 커쇼(가운데)가 8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1회 초 가브리엘 모레노에게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가 8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번 패배에 커쇼는 심적으로 상당히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후 커쇼는 "개인적으로 끔찍한 결말이다. 하지만 내 감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보단 내가 팀이 디비전시리즈에서 이기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것이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커쇼의 절망감은 그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올라온 투수로 이후 반복된 LA 다저스의 가을 잔혹사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2010년 이후 메이저리그(ML)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LA 다저스다. 2013년부터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비롯해 지난 11년간 10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 안에는 구단 최다승(111승)을 포함해 5번의 100승 시즌이 있었고 유일하게 지구 1위를 놓친 2021년조차도 1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1경기 차 뒤진 106승 시즌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호성적이 포스트시즌(PS)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1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월드시리즈 우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이뤄진 2020년 단 한 차례뿐이었다. 월드시리즈 진출조차 3번에 불과했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떨어진 것도 5번에 달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에이스 커쇼였다. 커쇼는 정규시즌 통산 425경기 210승 92패 평균자책점 2.48로 조정평균자책점 157로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 최고의 선발 투수 중 하나다. 3번의 사이영상과 1번의 MVP와 투수 삼관왕 그리고 5번의 평균자책점 1위, 골드글러브 등 정규시즌 성적으로는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다. 올 시즌에도 어깨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24경기 13승 5패 평균자책점 2.46, 131⅔이닝 137탈삼진을 기록했다.

클레이튼 커쇼가 8일(한국시간) 열린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후 멍하니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정반대였다. 정규시즌 1위 팀의 에이스인 만큼 대부분 1선발로 선발 출격했음에도 자주 무너지면서 LA 다저스가 불리한 상황과 분위기에서 시리즈를 치르게 했다. 커쇼의 통산 39경기 13승 1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49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또 다른 LA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 샌디 쿠팩스(PS 통산 평균자책점 0.95)에 비해 평가절하되는 이유가 됐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커쇼는 또 한 번 거짓말 같이 무너졌다. 상대는 정규시즌 성적 8승 5패로 우위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다. 애리조나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르고 온 탓에(2승 무패) 원투펀치를 모두 소모했고, 선발 투수도 LA 다저스 상대 4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98의 메릴 켈리였다. 그에 반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커쇼는 올해 애리조나 상대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18의 우위를 지니고 있어 LA 다저스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커쇼가 1차전에서 충격적인 형태로 무너진 뒤 LA 다저스 선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미국 현지에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다. 2차전 선발을 맡은 신인 바비 밀러는 1⅔이닝 3실점, 3차전 선발 베테랑 랜스 린도 한 이닝에만 홈런 4개를 얻어맞으며 2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지며 기세 싸움에서 완전히 밀렸다.

반복된 실패에 커쇼도 이제는 지친 모습이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정규시즌 111승을 거둔 LA 다저스가 포스트시즌 초반 탈락하자 커쇼는 아내와 며칠간의 논의 끝에 (FA 시장이 아닌) LA 다저스로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는 향후 거취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 당장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최소 몇 주 동안은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