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서 블랙핑크까지…한반도 ‘새 역사’ 조명한 책 출간한 미국·유럽 학자

홍주형 2023. 10. 1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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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기 전 유럽에서 북콘서트 투어를 했는데, 사람들이 K팝에 대한 관심 때문에 그 자리에 왔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북한 핵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거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런던킹스칼리지대 교수와 함께 쓴 '한국: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Korea: A New History of South & North) 북토크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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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기 전 유럽에서 북콘서트 투어를 했는데, 사람들이 K팝에 대한 관심 때문에 그 자리에 왔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북한 핵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거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런던킹스칼리지대 교수와 함께 쓴 ‘한국: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Korea: A New History of South & North) 북토크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제 강점기부터 최근 블랙핑크와 BTS 등 K팝의 전세계적 인기가 한국의 세계적 위상에 미친 영향까지 한반도 근현대사를 외부에서 본 시각으로 담았다. 미국과 유럽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를 연구해 온 대표적 학자인 두 저자가 본문 232페이지의 영문 책 속에 연대기로 나눈 7개 챕터로 남과 북의 역사를 짧고 간결하게 다뤘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운데), 라몬 파체코 파르도 영국 런던킹스칼리지대 교수(오른쪽)가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 남과 북의 새로운 역사’(Korea: A New History of South & North) 북토크 행사를 갖고 있다.
차 한국석좌는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한국의 역사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차 한국석좌가 조지타운대에서 20년 전 처음 한국학 강의를 했을 때는 한국계 학생 5명만 수업을 들었지만 지난 학기에는 50명 학생이 신청했다. 이들 중 다수는 한국계도 아니었고 대부분 K팝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가져 수강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강의를 듣는 이유로 북한 핵문제를 든 학생은 1명에 불과했다. 외부에서 ‘한국’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분단, 북핵문제가 아닌 한국 문화의 인기가 외부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K팝의 인기 등 한국의 새로운 역사가 최근의 일이듯,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우리가 아는 한국의 근현대사다. 일제 강점, 해방, 한국전쟁, 분단, 경제개발, 북핵문제의 시작 등이다.

다만 ‘새로운 역사’라는 제목에 맞게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두 학자가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균형있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차 한국 석좌는 “미국에서는 한국을 바라볼 때 동맹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반면 유럽에서는 한국 역사, 사회, 사람 그 자체를 바라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제 강점이 끝난 뒤 한국 전쟁이 시작될 때까지의 역사를 쓸 때 차 한국석좌가 미 군정의 영향력, 신탁통치 움직임 등에 집중했다면 파르도 교수는 “일제 강점이 끝난 뒤 한국 사회는 어땠는지, 한국 사람들은 어땠는지를 다뤄야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파르도 교수는 “이번 책 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책을 쓸 때 한국이 외부에 어떻게 영향받았는지가 아니라 한국사회 그 자체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파르도 교수는 또 “남과 북의 국제무대에서의 비중과 역할은 다르지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등을 볼 때 남한 뿐만 아니라 북한 역시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한반도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는 통일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 박근혜정부의 통일대박론, 문재인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등 역대 정부의 통일 정책을 객관적으로 다뤘다. 저자들은 “통일된 한국은 한국인들과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역사의 시작을 기록할 것이다”고 말한다. 흔히 외부에서 한반도를 바라볼 때 분단을 고착화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과 달리 통일을 가능한 미래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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