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최초 2G 멀티홈런' 카스테야노스+터너 폭주! PHI, NLCS 진출…'104승' ATL 또 무릎 꿇었다 [NLD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지난해 설움을 풀어낼 수 있을까. 일단 월드시리즈(WS) 진출의 발판이 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필라델피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 애트란타 브레이브스와 홈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했다.
팽팽하던 양 팀의 맞대결에 '균열'이 생긴 것은 12일이었다. 나란히 1승씩을 나눠가졌던 필라델피아와 애틀란타의 맞대결에서 다시 필라델피아가 우위를 점하게 된 것. 필라델피아는 전날(12일) '에이스' 애런 놀라의 역투와 '3억 3000만 달러(약 4428억원)'의 사나이 브라이스 하퍼와 닉 카스테야노스가 각각 멀티홈런을 쏘아올리며 애틀란타를 10-2로 제압한 것.
전날(12일) 화끈한 화력을 바탕으로 애틀란타를 제압한 필라델피아는 이틀 연속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 중심에는 카스테야노스가 있었다. 이날 카스테야노스는 메이저리그 '최초'의 역사를 쓰며, 필라델피아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트레이 터너 또한 필라델피아 사상 첫 포스트시즌 4안타를 터뜨렸다. 이날 승리로 필라델피아는 지난해 손에 넣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 콧수염 '에이스' 무너뜨린 카스테야노스, ML 최초 역사 썼다
전날(12일) 브라이스 하퍼가 워낙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친 탓에 카스테야노스는 멀티홈런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주인공'이 되는 것을 하루 미룬 것에 불과했다. 4차전에서 가장 돋보였던 이는 그 누구도 아닌 카스테야노스였다.
이날 양 팀의 경기 초반 흐름은 매우 팽팽했다. 애틀란타는 '콧수염'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 필라델피아는 레인저 수아레즈를 선발로 내세웠는데, 양 팀은 3회까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꽁꽁 묶였다. 스트라이더는 1~2회 1, 2루, 3회 1, 3루의 실점 위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 만큼은 막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쳐나갔고, 수아레즈는 스트라이더보다 조금 더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나갔다.
흐름을 먼저 무너뜨렸던 것은 애틀란타였다. 애틀란타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스틴 라일리가 필라델피아 선발 수라에즈의 4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힘껏 방망이를 내밀었고,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애틀란타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는 0-1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카스테야노스가 스트라이더의 초구 86.8마일(약 139.7km) 슬라이더가 몸쪽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카스테야노스의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담장 밖으로 향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카스테야노스의 타구는 무려 108.3마일(약 174.3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404피트(약 123m)를 비행한 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카스테야노스의 홈런으로 분위기를 탄 필라델피아는 5회말 트레이 터너가 역전 솔로홈런을 터뜨리면서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6회말 카스테야노스의 방망이가 다시 한번 불타올랐다. 카스테야노스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스트라이더의 5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되는 100마일(약 160.9km)의 빠른볼을 제대로 통타했다.
카스테야노스의 타구는 112.4마일(약 180.9km)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비행했고, 그대로 좌중간 담장 밖으로 향했다. 이 홈런으로 카스테야노스는 애틀란타의 1선발이자 '에이스' 스트라이더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는 곧 메이저리그 역사로 이어졌다. 전날(12일) 멀티홈런을 터뜨렸던 카스테야노스는 이날도 두 개의 아치를 그리면서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초' 두 경기 연속 멀티홈런을 친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 내 타구를 잡아? 복수에 성공한 요한 로하스
이날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수비가 두 차례 등장했는데, 첫 번째는 마이클 해리스 2세의 수비였다. 2회말 1사 1, 2루에서 애틀란타 요한 로하스가 친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다. 안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타구. 그런데 여기서 애틀란타 중견수 해리스 2세가 빠르게 뛰어나오더니 로하스의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 뒤 귀루하지 못한 2루 주자까지 지워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였다.
로하스 타구의 기대타율은 무려 0.860에 달했는데, 해리스 2세의 호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로하스는 아쉬움을 해리스 2세의 호수비에 버금가는 엄청난 수비로 되갚았다. 필라델피아기 3-1로 앞선 7회초 불펜 투수들이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2사 만루의 큰 위기를 자초했다. 안타 한 방이면 경기는 원점이 될 수 있었던 상황. 여기서 로하스의 눈부신 수비가 나왔다.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가 필라델피아의 바뀐 투수 크레이그 킴브렐의 7구째 95.8마일(약 154.2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시티즌스 뱅크 파크 좌중간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기대타율 0.470의 타구. 좌중간을 가른다면, 세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고 역전까지 만들어질 수 있는 타구. 이때 필라델피아 중견수 로하스가 미친듯이 질주, 아쿠나 주니어의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로하스는 타구를 잡은 직후 좌익수 브랜든 마쉬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고, 필라델피아 벤치 또한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승기는 필라델피아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
# 포스트시즌에서 3번 만나 다 이긴 필라델피아
필라델피아 이번 시리즈 전까지 애틀란타와 포스트시즌에서 총 두차례 만났다. 그때마다 미소를 지은 것은 필라델피아였다. 지난 시즌에도 필라델피아는 1승 1패로 맞선 상황에서 3~4차전에서 애틀란타를 모두 무너뜨리면서 챔피언십시리즈 티켓을 확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리즈에서 서로 1승씩을 주고받은 뒤 3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는데, 이날 4차전에서도 승리하면서 작년과 동일하게 '승패승승'으로 챔피언십시리즈 티켓을 확보했다. 필라델피아는 7회 위기 상황에 투입한 킴브렐을 8회에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킴브렐은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군더더기 없이 잡아내며 임무를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필라델피아는 킴브렐에 이어 그레고리 소토를 투입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9회말에도 소토가 마운드에 올랐다. 소토는 선두타자 마르셀 오수나에게 볼넷, 션 머피에게 안타를 맞아 1, 3루에 몰리자 맷 스트람을 투입했다. 스트람은 첫 타자 케빈 필러를 유격수 뜬공 처리한 뒤 에디 로사리오까지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리고 후속타자 본 그리솜까지 잡아내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짓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로써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둔 애틀란타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LA 다저스 팀들이 모두 챔피언십시리즈 무대를 밟지도 못하고 고배를 마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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