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 발견 뒤 몸에 이상” ‘전쟁 반대’ 러 여기자 독살 시도 가능성
지난해 3월 러시아 뉴스 생방송 도중 ‘전쟁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가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여성 언론인을 겨냥한 독살 시도 가능성이 제기돼 파리 검찰청이 수사에 나섰다.
13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러시아 국영 TV 채널 1의 선임 편집자였던 마리나 옵샨니코바(45)가 전날 파리 아파트에서 몸에 이상을 느꼈으며, 자신이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사 당국이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은 12일 옵샨니코바가 프랑스 파리 모처에 있는 아파트 문을 열자마자 일어났다. 그는 바로 이상한 낌새를 느꼈고 몸에 이상을 감지한 후 응급구조대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옵샨니코바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문의 가루 물질을 발견했다는 그의 진술에 따라 법의학팀은 의심 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아파트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독극물 성분의 가루가 발견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옵샨니코바가 러시아를 탈출해 프랑스에 정착하도록 도운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옵샨니코바가 이날 오후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의료진들의 간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TV 채널 1에서 근무했던 옵샨니코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주요 뉴스 프로그램 방송 중 “전쟁을 중지하십시오. 선전을 믿지 마십시오. 그들은 여기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그는 이 사건으로 방송사에서 해고되고 러시아군을 폄하한 혐의로 기소되어 3만루블(약 41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7월 크렘린궁 근처에서 “푸틴은 살인자. 그의 군대는 파시스트”라는 문구를 들고 또 다시 시위를 벌였고, 구금되어 가택 연금 상태로 조사를 받던 중 RSF의 도움으로 딸과 함께 프랑스로 탈출했다.
모스크바 바스마니 법원은 이달 초 러시아 군대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한 혐의로 옵샨니코바에게 8년 6개월의 궐석 징역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거짓’ 정보를 유포한 것으로 간주되는 사람은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판결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모든 독립 법원을 파괴했기 때문에 이것은 단지 가짜 정의일 뿐”이라며 “러시아의 친척들이 나에게 등을 돌렸고 심지어 불리한 증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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