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홍범도 흉상, 육사에 두는 게 좋다고 생각”…윤주경 “감사”
‘윤봉길 손녀’ 윤주경 의원 “너무 감사드린다”
박민식 장관은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문제”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육군사관학교(육사)에 설치돼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13일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홍 장군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아 육사에 있는 흉상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 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흉상 이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우리나라 군이 군의 정신을 제대로 함양하고 지도자들에게 그런 정신을 가르치려고 한다면 흉상은 육사에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 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1월 제12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
한 관장은 홍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설치된 것에 대해서는 “군인 정신이나 군 지도자를 양성하는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취지로 세운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한 관장은 아직 국방부나 육사 측으로부터 흉상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는 못했다며 “제의가 온다면 홍 장군 같은 분(의 흉상)을 합당하게 어떻게 이용할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구상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 장관은 이전 제안이 온다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강성희 진보당 의원 관련 질의에 “보훈부와 독립기념관, 전문가들이 충분히 상의해서 홍 장군이 독립유공자로서 최대한 예우받을 수 있는 방안을 당연히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이 ‘이전 반대 의견을 낼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홍범도 지사를 포함한 국가유공자가 최대한 예우받을 수 있는 장소라면 전 언제든지 찬성”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독립기념관으로 옮긴 흉상을 보면 사람들이 육사에서 쫓겨난 흉상이라고 느끼지 않겠나’라는 강 의원 질의에는 “그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 않겠나”라며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는 독립운동사의 절대영웅인데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어 안중근 의사 동상을 주한 일본대사관 바로 앞에 설치하면 그게 맞는 건가.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한 관장에게 “홍범도 장군을 육사에서, 그리고 우리 군에서 어떻게 예우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봉길 의사의 손녀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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