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참패 성찰 계기 삼아야 내년 총선에 희망”

■ 원로·전문가 與에 제언
“尹, 당 목소리 귀기울여야
책임질 지도부가 쇄신 안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혼란에 빠진 국민의힘의 진로를 놓고 당 안팎에서 ‘지도부 유지 쇄신론’과 ‘지도부 혁신 불가론’이 동시에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1호 당원’인 윤석열 대통령이 당의 의견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황우여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기현 지도부 사퇴론에 대해 “대표를 흔들면 다시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두 달에서 석 달 걸리는데 그럼 내년 총선은 누가 치르냐”며 “시기적으로 무리수 같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 총선에서 잘못되면 당이 정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이제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당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상주해 있으니 민심은 당이 더 잘 안다”며 “(윤 대통령이) 당에 귀 기울여야 하고, 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1년쯤 지나면 심적으로나 감이 무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현 지도부가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쇄신의 주체는 지금 유책 당사자인 당 대표여서는 안 되고 당이 쇄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당 대표와 당 대표하고 매우 가까운 사람으로 이뤄진 지도부에서 얘기가 나와봤자 지금 그걸 누가 완전히 바뀌겠는데?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대신 의원총회에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에 변화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실이 보궐선거 참패를 국정 기조와 방향에 대한 성찰의 계기로 삼는다면 내년 총선에 희망이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남은 임기 내내 민심과 이반될 것이고, 윤석열 정부의 동력이 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지금 국민의힘에는 치열함이 부족하다”며 “치열한 집단 지성과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인식 전환 후 시스템을 고쳐나가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완·김보름·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