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잠재성장률 목표, 2% 이상 돼야…구조개혁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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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장기 잠재성장률 목표를 '2% 이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해외 일자리 문제, 중장기적으로는 0.7~0.8명으로 낮아진 출산율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로 올라갈지 더 내려갈지 결정될 것"이라며 "당장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 같은 큰 나라도 2% 성장하는데 (한국이) 일본처럼 0%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 견해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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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 장기 잠재성장률 목표를 '2% 이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동원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투입해 최대로 이뤄낼 수 있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2% 이상의 잠재성장률 달성을 위해선 노동·교육 부문 등에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총회 및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총재는 "(통상적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 선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고령화 때문에 점차 더 낮아질 거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며 "잠재성장률은 10~20년 뒤를 보는 것인데 (이런 견해를) 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했다.
그는 "여성·해외 일자리 문제, 중장기적으로는 0.7~0.8명으로 낮아진 출산율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2%로 올라갈지 더 내려갈지 결정될 것"이라며 "당장 3~4% 성장률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 같은 큰 나라도 2% 성장하는데 (한국이) 일본처럼 0%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소극적 견해 같다"고 했다.
이 총재는 "장기적으로 목표는 2% 이상으로 갔으면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저성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지 다 알지만 못하는 것은 사안마다 이해당사자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구조개혁을 하면 (잠재성장률이) 2%로 올라가는 것이며 그 선택은 국민과 정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우리나라 수출과 관련해선 "최근 반도체 가격(상승)을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 얼마나 지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수출이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반등 조짐이 나타난 데 대해선 "6월에 (수출 감소세) 흐름이 바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3~4달 늦어졌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 변동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한국의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돼 있으니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며 "다만 이 영향력은 앞으로 우리가 원하든 아니든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여러 이유에서 공급망을 안정화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의 경쟁력 높아지고 예전처럼 우리 물건을 많이 안 원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영향이 낮아질 수밖에 없어서 거기에 맞춰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재는 일각에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완화와 한은의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엇박자'라는 지적에 대해선 "가계부채가 엄청나게 늘거나 서울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가든 하면 그때 혼나야 하는데 갑자기 금융당국과 한은 간 의견이 다르다고 얘기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큰 틀의 변화를 보자"며 "한은 총재이기 때문에 가계부채 문제에 더 관심을 두지만 (총재) 임기 동안 가계부채를 확 정상화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그렇게 빠르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가계부채를 줄여가는 과정에서도 어려운 서민은 파이낸싱(자금 융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밝혔다. 또 "(비유컨대) 샤워실에서 열탕 또는 냉탕이 싫어 조금씩 온도를 조정하고 있는데 밖에 있는 사람이 '뜨거워졌다' 또는 '차가워졌다'고 얘기하는 것 같다"고 했다.
마라케시(모로코)=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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