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속았다” 리뷰어인척 제품홍보 교묘해진 ‘뒷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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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면도기 판매업체들, 내 글 삭제하려고 하지 마라. 모든 기관에 신고해서 평생 판매를 못 하게 만들 것이다."
13일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포스트에 '호갱구조대'란 이용자가 "전기면도기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알리겠다"며 면도기 제품들의 하자를 설명하는 내용을 나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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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슬쩍 자사제품 추천 방식
‘30년째 전문점 운영’ 거짓말도
“사실상 소비자 기만행위로 봐야
네이버·공정위 모니터링 강화를”
“전기면도기 판매업체들, 내 글 삭제하려고 하지 마라. 모든 기관에 신고해서 평생 판매를 못 하게 만들 것이다.”
13일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포스트에 ‘호갱구조대’란 이용자가 “전기면도기에 대한 진실을 낱낱이 알리겠다”며 면도기 제품들의 하자를 설명하는 내용을 나열하고 있었다. 그는 “나도 한 명의 소비자로서 5년 동안 전자제품 한 우물만 파고 있다”고 강조하며 제품 간 방수 성능·면도날 각도 등을 상세히 비교 분석했다. 깐깐한 전문가인 그는 글 마지막 부분에 ‘좋은 제품을 알려 달라는 문의가 많아 어쩔 수 없다’며 특정 업체의 A 제품을 추천했는데, 확인해 보니 이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판매 상품이었다.
제3자인 척 가면을 쓰고 소비자를 기만해 끌어모은 뒤 자신의 상품을 교묘히 홍보하는 이른바 ‘부당 광고’ 행위가 네이버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연구원이란 거짓 신분을 설정하거나 가짜 논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다크 패턴’ 광고들이 아무 제지 없이 방치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본지가 네이버 포스트를 일일이 확인한 결과 업체 관계자들은 ‘수석연구원 OO’ ‘N년 차 로봇사업가’ ‘OO피부관리연구소’ 등 전문가인 척 ‘별명’을 사용하며 다크 패턴의 광고를 확산시켰다. 온열 매트 게시글에 평범한 30대 가장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다른 각질제거기 관련 글에선 가전제품 전문점을 30년째 운영해 온 사장이라고 밝히는 등 거짓말을 하며 자신의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평범한 5년 차 직장인’처럼 제품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도록 필자를 설정하고, 좋은 제품을 고르는 기준을 설명한다. 여러 이유로 결국은 자신들의 제품이 1등이라며 구매 링크를 남기고 끝맺는다. 판매자와 작성자가 동일인이라는 표시는 작고 희미한 회색 폰트로 써두는데, 표기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네이버는 이같은 기만성 광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판단이 먼저 필요하다며 손을 놓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서 “경제적 이해 관계를 비공개하면서 객관적 근거 없이 제품을 비교한 기만·부당 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광고라는 작은 글씨가 소비자 기만행위의 면죄부가 될 순 없다”며 “공정위와 네이버는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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