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스플랜’ PD “하석진 이시원 멜로 같은 관계성, 자제한 것”[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정종연 PD가 '데블스 플랜'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정종연 PD는 10월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종영 인터뷰에서 게임 개발. 출연자 섭외 과정 등을 밝혔다.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이라는 제목을 지은 것과 관련 "두뇌 서바이벌이 무엇일까 생각해서 지은 제목이다. 어떤 형식을 취하더라도 말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 게임을 하다가 귀신에 홀리듯하는 것 같다는 의미에서 데블스 플랜으로 지었다. 제가 판단할 때는 출연하는 사람 입장에서 장르가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게 제일 크다. 참가자에게 악마같은 계획을 세워보라고 독려하는 것"이라는 의도를 설명했다.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 게임을 개발한 과정에 대해 "제작팀에서 했다. 노하우도 많은데 진짜 힘들긴 하다. 우리끼리 테스트 하고 테스터를 고용해서 또 테스트 했다.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면, 너무 쉬워도 안 되고 어려워도 안 되는 밸런스가 늘 고민이고 힘들다. 앞으로는 외주도 좀 쓰고 해야겠다. 레퍼런스가 있지만 게임수가 '더 지니어스'때 만큼 많지는 않아서 할 만은 했지만 또 하자고 하면 작가님이 가만히 안 있을 것 같다"며 힘듦을 짐작케 했다.
출연자를 고려해 게임을 설정한 건 없었다고. 정종연 PD는 "딱히 짝을 지어서 게임을 구성을 하지는 않았지만 (탈락자들이) 뒤에 남았으면 재밌는 구성이 나왔을 거다. 어떤 타이밍에 누가 떨어져서 아쉽다는 건 제가 어떤 감정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조연우 님이 주사위 운이 안 좋았기는 했지만 극복하는 게 전략이고 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게 잘 안 됐던 상황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운이 안 좋아서 탈락했다는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다. 캐스팅에서 공격적인 플레이어가 많이 없었고 공격적인 플레이어가 빨리 떨어져 균형이 쏠렸다는 느낌은 있었다. 각성되고 발현될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게 못미쳤던 건 있는데 의도성이라기보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밸런스가 한쪽으로 됐구나 싶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대학생 김동재, 정형외과 의사 서유민이 일반인 참가자로 함께 한 가운데, 일반인 지원자 기준에 대해서는 "면접은 300명 정도 본 것 같다. 일반인 쪽에서는 공격적으로 게임을 진행해줄 수 있겠다 싶은 분들을 찾기는 했다.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출연자를 찾았다. 그런 플레이어 위주로 서치했지만 아무리 똑똑해도 막상 면접을 보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조용히 있다가 반전을 일으키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를 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많은 브레인들 사이 곽준빈의 4위를 예상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예상할 수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많이 본 사람이고 게임이 뭐 나올지도 맞힐만큼 흐름을 잘 알고 있었다. 결정적인 개인규칙을 만들어서 서동주에게 주고 하석진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게 플랜도 짜주고 하는 걸 보면 두뇌 능력도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한다. 기억력도 주어진 건 다 해냈다. 산수에 자신없다고 하지만 포커 때도 실수를 제외하면 잘했다. 그렇게 잘할지도 몰랐지만 못할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답했다.
서동주의 기억력이 화제가 된 회차를 두고는 "한 명이 다 맞힐 거라는 건 생각못했다. 그 미션은 기억력 문제이기도 하지만 단체 추리미션이기도 하다. 그림을 보면서 한 명 씩 얘기하면서 오늘 날짜를 맞히는 것도 좋았고 매치 자체가 아름다웠다. (이)시원이가 착각한 건 안타까웠다. 그것만 빼면 다 예뻐보이고 아름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7일 간 합숙을 시킨 이유도 밝혔다. 정종연 PD는 "요즘은 합숙을 안 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게 더 어렵지 않나. 게임 이외의 부분도 다 담기 위해서 합숙을 했다. 경쟁 프로그램의 절반이라 생각해서 게임으로 채우고 싶었던 구간이 있었다. 피스의 비밀도 넣고 게임도 미리 깔아놨는데 출연자들이 많은 시간을 게임 복기에 쓰더라. 의도대로 안 된 거다. 그런 부분은 있었는데 거기를 좀 더 채워도 되겠다 싶었다. 어딜가나 게임으로 가득찬 공간으로 채워나가는 생각이 든다. 감정이라는 게 웃기지만 하룻밤만 자도 쌓이는 거라서. 싸우고 나면 더 친해진다고 하지 않나. 그런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울지 않나. (서)동주 씨가 '내 세계가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는데 그럴 수 있겠구나 싶었다. 1년 치의 감정소모를 1주일에 압축해서 하는 경험을 하니까 실제로 하지 않으면 알기 힘든 감정이기도 한 것 같다. 힘들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진도 많이 울더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하석진, 이시원의 멜로 같은 관계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정종연 PD는 "회상신에서 멜로적인걸 사실 조금 주긴 했는데 자제하려고 했다. 이시원이 하석진을 서포트 했던 마음이 (김)동재가 이탈하면서 더 강해진 부분이 있었다. 동재가 탈락했기 때문에 더 강해진 게 아닌가 싶다. 그런 마음이 석진에게 투영된 거 아닌가 싶었다"며 "우리의 인생사 같아서 흥미롭게 봤다. 하필 또 배우다보니까. 이시원씨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처럼 얘기하더라. 비유도 찰떡같이 잘하고 승부욕이 있어서 좋았다. 떨어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 않나. 특히 저는 승관과 감옥에 있는 순간도 좋았다. 그 퀘스트 퍼즐이 진짜 난이도가 높다. 박경림씨가 어떻게 풀었는지 의문이다. 퀘스트 퍼즐 회사의 최상위 난이도 다섯개를 준 거다. 박경림 씨가 푼 게 . '악마의 퍼즐'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제일 어려운 퀘스트 퍼즐이다. 뒤에 있는 것들도 난이도가 높은데 밤새 풀어내는 게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로 찢어서 가짜 피스 만들어서 꽂아보고 하는 게 만든 사람 입장에서 좋고 흐뭇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출연자들의 변화를 짚기도. 정종연 PD는 "나영석님과 라이브 할 때 변화하는 캐릭터가 있다고 말했던 건 하석진 씨다. (김)동재가 떨어지는 순간과 동물원 게임을 지나는 과정에서 하석진 씨의 승부욕 스위치가 눌렸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확 빠져들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재와 의견이 다를 때도 있었는데 얘기를 들어주고 하더라. 굳이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동재 탈락, 피스 조립, 동물원 게임 순간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드라마틱한 변화가 좋았다"며 "'데블스 플랜'은 경쟁적 마인드 게임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걸 보여준다기 보다 캐릭터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게 확실해야 한다고 본다. 철학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서 방향성을 억지로 잡는 건 그렇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변화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룸메이트를 나이순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룸메이트끼리 꼭 팀이 되고 플레이한 건 아니지 않나. 성격이 다르면 다르게 찾아가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준비하고 정해주는 게 편한 게 있었다. 또 40대 이상을 1층에 두는 건 무릎 건강을 고려한 부분도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덧붙였다.
'감옥이 호화스러운 것 아니냐'는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에는 "호화스럽다기 보다 출연자들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건 저희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정치적 고립이 가장 중요하고 큰 테마여서 감옥처럼만 보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빵도 건강을 고려해서 고른 메뉴다. 다음날 아침 죽도 컨펌하는 데 오래 걸렸다. 또 '데블스 플랜'에 정신과 의사가 상주해 있었는데 출연자 보호 가이드가 있기 때문이다.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인지를 평가하고 스페셜리스트가 상주해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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