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경고장 날린 이란… 이·팔 전쟁 확전으로 치닫나

김종훈 기자 2023. 10. 1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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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전쟁] 이란 외무장관 "가자지구 계속 공습하면 새 전선 열릴 것"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인근 지역에서 자주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을 향해 "가자 지구를 계속 공습하면 새로운 전선이 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이어 시리아까지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 조짐을 보이며 확전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급파해 확전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 "폭격 안 멈추면 전선 확대"… 이스라엘, 하마스-헤즈볼라 양면전?
1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고위인사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 하마스 대표부와 무장세력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도 참석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공습과 전쟁범죄, 봉쇄 조치가 계속된다면 새로운 전선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며 확전을 경고했다.

알자지라는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이 언급한 '새로운 전선'은 헤즈볼라를 가리킨 것이라고 해석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공개적으로 지원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하마스보다 강한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레바논과 시리아에서 주로 활동한다. 이란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와 더불어 이슬람 '시아파 벨트' 국가 중 하나다. 하마스의 이번 공격을 이란이 지원했다는 의혹이 짙다.

지난 9일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폭격해 헤즈볼라 대원 3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다 앞서 PIJ 대원들이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군과 교전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장교 1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을 폭격한 것.

8일에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 점령지인 셰바 농장에 로켓과 포탄을 발사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분쟁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진지에 대량의 포탄과 유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하마스가 전날 이스라엘에 가한 대규모 공중·해상·지상 공격에 연대했다"고 했다.

로이터는 이미 수 개월 전부터 레바논과 이스라엘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움직인다면 이스라엘은 하마드와 헤즈볼라를 상대로 양면전을 펼쳐야 한다.
시리아도 무력충돌 조짐… 미국, 확전 방지에 총력
시리아도 포화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이날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알레포에 각각 위치한 주요 공항 2곳을 폭격했다. 시리아 국영방송은 사상자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수년 전부터 공항 등 시리아 내 주요시설을 폭격했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시리아 물자 공급을 방해하는게 이 폭격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알자지라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폭격에 관해 침묵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시리아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3발이 발사된 바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로켓포는 팔레스타인 측 무장대원들이 발사한 것이며, 공지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발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역시 '시아파 벨트' 국가 중 하나로 이란과 긴밀하다. 이란은 2011년 시리아 내전 때부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후원해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 방문을 마치는 대로 시리아로 이동해 고위급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외무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팔레스타인 하마스에 이어 레바논 헤즈볼라, 시리아와도 긴장이 격화돼 확전 가능성이 짙어지자 미국은 확전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토니 블링컨 장관에 이어 로이드 국방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후 "두 번째 전선이나 세 번째 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와 이스라엘의 결정"이라며 확전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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