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접대 받고 7조원대 불법 외환 거래 뒤봐준 증권사 팀장 징역형

뇌물을 받고 7조원대 불법 외환 거래의 뒤를 봐준 증권사 직원들에게 징역형과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이종길)는 1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수재 등)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증권사 팀장 A(42)씨에게 징역 4년 3개월에 벌금 94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가담한 B(39)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4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직원 2명에 대해서도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을 선고했고 다른 1명은 가담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징역 6개월의 형을 선고 유예했다.

이들은 해외보다 국내에서 가상자산이 비싸게 팔리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차익을 남기려는 외국 투자 회사 운영자 C(42)씨로부터 3년간 약 1억12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과 시계, 현금 등을 받는 대가로 불법 외환 거래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그 덕에 C씨는 약 7조원의 외화를 '파생상품 소요 자금'으로 위장해 거래했다. 5조7천억여원은 해외로 불법 유출했고, 1조2천억여원은 국내로 불법 반입했다. C씨는 시세 차를 이용해 2500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금융회사 직원으로서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에 버금가는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됨에도, 향응과 명품을 제공받고 미신고 자본거래를 용이하게 함으로써 금융 질서와 신뢰를 훼손시켰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특히 A씨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조사 당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폐기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는 정황이 확인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업무방해, B씨의 업무방해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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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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