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개편안 수험생 부담 가중…수능 전 영역 절대평가해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12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고교교육 정상화를 도외시하고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하는 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는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방안이라고 표현했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현 중학생 2학년이 대상이 되는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했다. 시안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영어, 사회·과학탐구 등 모든 영역에서 공통과목이 도입된다. 다만 미적분Ⅱ와 기하 과목을 '심화수학'으로 신설하는 안을 국가교육위원회 검토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또 고교 내신 평가를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꾸고 절대평가를 병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체계를 통합형 과목체계로 바꿔 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완화하고 고교내신 성적 산출방식을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변경해 과도한 내신 경쟁을 일부 해소했다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내용은 있다"면서도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대학입시만을 바라보는 경쟁교육의 고리를 끊고자 하는 고민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청은 "입시의 공정성 기능에만 치우친 나머지 고교학점제 시행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고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고교교육 정상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국어와 수학의 공통 시험범위를 확대해 고2·3의 다양한 과목 개설과 학생 선택을 저해할 우려가 크고 고교내신에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함께 적는 것은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성취평가제를 무력화하고 진로 적성과 무관하게 내신에 유리한 다인수 과목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수능 절대평가 전환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아 수능의 학교교육에 대한 영향력은 지속되고 이는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고교교육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며 "모든 학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돼 두 과목이 9등급의 변별 기제로 활용될 경우 준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청은 시안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모든 영역에서의 수능 절대평가 도입 △고교내신에서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은 절대평가 도입 △진로선택과목·융합선택과목의 절대평가 도입 △수능 심화수학 폐지 △수시·정시 통합 등을 제안했다.

교육청은 "대학입학제도를 바꿀 때마다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변화의 한계를 절감한다"며 "정부의 교육개혁, 그리고 그 핵심 중 하나인 대학입시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서열만 있고 대학별 특성과 미래가치가 사라진 현 대학체제의 개혁도 함께 추진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