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일출 명소는?…‘울주 간절곶’ vs ‘양산 천성산’ 신경전

곽시열 기자 2023. 10.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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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명소 타이틀을 두고 울산과 경남 양산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울산 울주군 간절곶이 한국천문연구원 자료를 근거로 새해 첫 일출 명소로 사실상 공인받고 있었으나 최근 인근 경남 양산시가 고도까지 계산하면 천성산이 새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라며 해맞이 명소화 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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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천문연 기준 간절곶” vs 양산 “천성산이 5분 빨라”
울주,2000년부터 일출 명소화
조형물 짓고 매년 해맞이 축제
양산 ‘최초’내걸고 마케팅나서
내년부터 자체 행사 개최키로
포르투갈 신트라시와 중복 협약
일각 ‘내실없는 과잉경쟁’지적
간절곶 vs 천성산 올해 1월 1일 울산 울주군 간절곶(왼쪽 사진)과 경남 양산시 천성산(오른쪽)을 찾은 방문객들이 새해 첫 일출을 맞이하고 있다. 울주군청·양산시청 제공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새해 첫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명소 타이틀을 두고 울산과 경남 양산시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울산 울주군 간절곶이 한국천문연구원 자료를 근거로 새해 첫 일출 명소로 사실상 공인받고 있었으나 최근 인근 경남 양산시가 고도까지 계산하면 천성산이 새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라며 해맞이 명소화 사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최초’ 타이틀을 앞세운 과잉 마케팅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13일 천문연 등에 따르면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새해 첫날 섬을 제외한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간절곶이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는 데다 겨울철에는 태양이 지구 남반구에 치우쳐 뜨기 때문에 한반도에서는 울산 간절곶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울주군은 이를 근거로 지난 2000년 1월 1일부터 간절곶이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일출 명소라며 대형 우체통 등 조형물 설치 등 일출 명소화 작업을 벌이고 매년 1월 1일 대대적 해맞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천문연 발표 일출 시간 역시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울주군 바로 옆에 위치한 양산시가 새해 첫날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지역 내 천성산이라며 해맞이 명소 사업에 나섰다. 양산시는 지난해 천문연에 의뢰한 결과 해발 922m의 천성산 높이를 고려, 일출 시간을 확인한 결과 간절곶보다 5분가량 빠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도가 높을수록 일출 시간도 빨라져 천성산 정상에선 천문연 발표 일출 시간보다 일찍 볼 수 있다. 이에 양산시는 이달부터 이곳에 일출 전망대인 ‘천성대’를 조성하는 등 새해 일출 명소화 사업에 나섰다. 내년 새해 첫날에는 이곳에서 자체 해맞이 행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내년 1월 1일에는 인접한 두 도시가 서로 새해 첫 일출 명소 타이틀을 내걸고 해맞이 행사를 치르면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빚어지게 된 것이다.

특히 두 지자체의 새해 첫 일출 타이틀 경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이어져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양산시가 6월 천성산 일출 명소를 알리기 위해 세계적인 일몰 명소인 포르투갈 리스본주 신트라시와 자매결연을 했는데 울주군 역시 이미 2017년 이 도시와 같은 목적으로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한 도시에 한국의 두 지자체가 서로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라며 경쟁적으로 구애를 한 셈이 된 것이다. 울산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초라는 타이틀에만 얽매여 보여주기식 행정을 펴기보다는 주어진 지역 실정에 맞게 내실을 다지는 게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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