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꽃뱀 같은 `풀뱀`유혹 주의보

김남석 2023. 10. 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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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라도 가을골프는 친다'는 골프 성수기의 계절이다.

'풀뱀'은 나이트 클럽 등에서 돈 많은 남성에게 접근, 유혹한 뒤 돈을 뜯어내는 '꽃뱀'에 비유해서 골프장에서 남자 골퍼들을 유혹해 '한탕' 해먹는 여성 사기꾼 골퍼들을 일컫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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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딩 중 접근해 술집으로 유인,바가지 씌워
가을철 골프성수기에 일명 '풀뱀'들의 유혹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빚내서라도 가을골프는 친다'는 골프 성수기의 계절이다. 이런 성수기를 틈타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황당 사건도 많다. 대표적인 게 일명 '풀뱀' 주의보다. '풀뱀'은 나이트 클럽 등에서 돈 많은 남성에게 접근, 유혹한 뒤 돈을 뜯어내는 '꽃뱀'에 비유해서 골프장에서 남자 골퍼들을 유혹해 '한탕' 해먹는 여성 사기꾼 골퍼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사업하는 친구들과 함께 수도권 골프장을 찾은 A모씨가 겪은 일이 딱 그런 경우다. 남자들 네 명이서 라운딩을 하던 A씨 일행은 앞 팀에서 골프를 치던 여성 네 명과 자연스럽게 말을 트게 됐다. 남자팀 일행중 힘이 좋아 드라이버 비거리가 260m이상을 날리는 친구의 티샷한 공이 세컨샷을 준비하던 여자팀 멤버를 맞힐 뻔한 일이 발생한 것. 남자 골퍼가 뛰어가서 "죄송하다"고 사과하자, 뜻밖에 여자 골퍼는 "골프를 잘 쳐서 그러신데,괜찮다"며 "어쩜 골프를 잘 치세요?"라고 상냥하게 대꾸했다. 이렇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여성골퍼팀은 겉보기에도 늘씬하고 짧은 골프치마를 입은 30대 후반 여성골퍼들이었다.

전반을 마친 두 팀은 그늘집에서 조우하게 됐다. 남자팀이 여성팀에게 다가가 "저희가 미안한데 그늘집 간식비용을 계산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여성 골퍼 한 명이 "이왕이면 라운딩후 식사를 사주세요"라고 답했다.

결국 라운딩후 남,녀 골퍼 8명은 서울근처로 옮겨 고깃십에서 식사를 했다. 문제는 이후다. 발동이 걸린 남성들이 '노래방에 가자'고 제의하자, 여성중 한 명이 "이왕이면 친한 언니가 하는 강남의 카페(단란주점)로 가면 어떨까요?"해서 강남으로 향한 것.

그 이후는 남성들이 강남 술집에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여성들과 술을 마셨고, 자정을 넘어 정신을 겨우 차려보니 여자들은 사라졌고 건장한 사내들이 내민 술값 계산서엔 360만원이 적혀 있었다.

험악한 분위기에 압도당한 남자들은 술값을 계산하고, 대리운전을 겨우 구해 귀가할 수 밖에 없었다.

수도권 골프장에서 20년이상의 캐디 경력을 가진 B모씨(45)는 "골프장에서 일부러 앞뒤의 남성팀에 접근해 술집으로 유인하는 이른바 '풀뱀'들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생겼다"며 "장사가 안되는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의 일명 '새끼 마담'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풀뱀'들은 낮에는 골프연습장에서 골프 연습까지 할 정도로 80대 타수의 골프 실력을 갖추고, 고가의 라운딩 패션을 하고 나온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부 골프장에선 '풀뱀'들의 활약이 골프장 이미지를 해치고, 고객에게 피해를 입힐까봐 캐디에게 남·녀 고객간 주선이나 알선을 해주지 말라는 주의요령까지 하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철 멋진 골프 라운딩을 기대하고 나갔다가 전혀 모르는 '풀뱀' 골퍼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과잉 호의나 친절에 일단은 의심해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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